것을 알게 됐습니다.
복잡한 수식에만 얽매여 물리학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까닭이지요.
그래서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이자 관점인 물리학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보려 책을 썼습니다"
곽영직수원대교수(44.물리학과)가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책이 드문
현실에서 물리학과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좋게 풀어쓴 "물리학이
즐겁다"(민음사 간)를 펴냈다.
고전 역학의 성립에서부터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최근의 카오스
이론에 이르는 물리학의 전반을 차례로 다룬 이 책은 복잡한 수식없이
가까운 친구에게 얘기하듯 설명한 과학에세이다.
"자연과학은 인간과 신, 자연이 어떤 관계아래 놓여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과학자들은 자연계에 자연법칙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근원적인 의문을 갖고 있지요.
한때 모든 의문을 해결해 줄 듯 보였던 뉴턴역학으로 대변되는 기계론적
인과론의 많은 영역을 카오스이론을 비롯한 비선형물리학이 대체한
현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어 곽교수는 일본의 교양과학서를 보면 우리 독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수준높은 책이 많다며 우리사회의 인식정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과학교육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이것이 과학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또 과학이 과학적 방법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추구해가는 과정이라면
그 과정에 충실한 것은 당연한 이치지요.
또 과학이 갖는 중요한 기능의 하나가 합리적.과학적 사고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라고 할 때 과정을 도외시한 교육은 더더욱 곤란합니다"
따라서 그는 이 책을 통해 물리학 이론에 대한 상세한 내용 설명보다는
고전 역학과 상대성이론 그리고 열역학과 비선형물리학, 우주론 등의 제반
물리학 이론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오게 됐는지에 초점을 맞춰 서술했다고
말했다.
그속에서 그는 누구나 궁금해 할만한 타임머신은 과연 가능한가, 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는가, 블랙홀은 존재하는가, 우주에는 시작과 끝이
있는가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놓았다.
그리고 책의 끝부분에서는 신과 우주와 인간의 문제, 과학과 철학의 관계
등을 정리하면서 과학의 세계를 찬찬히 돌아보고 있다.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재미보다 내용에 초점을 맞춘
과학책도 준비중이라는 곽교수는 서울대와 미켄터키대학에서 물리학과
재료공학을 공부했으며 "큰 인간 작은 우주""자연과학의 올바른 이해" 등의
저서를 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