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중인 국내 5개 정유회사의 휘발유 품질은 별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유업체들이 벌이는 옥탄가 경쟁은 판촉싸움에 불과하며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14일 유공 (엔크린) LG칼텍스정유 (테크론)
쌍용정유 (슈퍼크린) 한화에너지 (이맥스) 현대정유 (오일뱅크) 등
5개업체의 휘발유을 수거, 옥탄가 등 품질을 분석한 결과 전제품이
관련 법규에 적합했으며 품질에도 차이가 없이 거의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옥탄가는 전제품이 최저 기준치인 91을 훨씬 넘는 95로 동일했다.

따라서 정유업체들이 광고를 통해 자사제품의 옥탄가가 경쟁사에
비해 우수하다고 주장하는 "옥탄가싸움"은 판촉경쟁외에는 어떤 의미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국내 정유업체들이 휘발유 옥탄가를 지나치게 높이는 바람에
연간 1천억원의 외화를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각종 원료를 추가로 수입하는 등 경비가 지출돼 국가 전체적으로 손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소보원은 따라 현재 시판중인 옥탄가를 차라리 하향 조정해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선진국에서 판매중인 휘발유 옥탄가를 보년 미국의 경우 92,
일본 90~92, 독일 93 등으로 우리나라 제품보다 낮은 상태다.

한편 쌍용정유 엘지칼텍스 유공 한화에너지 등 4개사는 소보원의
이번 검사를 석유사업법이 규정하고 있는 품질기준을 만족하는지를
점검해본 "물성검사" 수준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했다.

이들 4사는 국내 기술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품질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소보원이 순위를 매긴 품질수준을 발표하지 않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고
반박했다.

다만 현대정유만이 값비싼 광고비를 치르며 "브랜드 휘발유"를 선전해온
기존업체들의 품질이 별것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명확히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