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성이 패션에 눈을 뜬다.

13억3,000만명 인구의 거대한 잠재시장, 그러나 "모택동복"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듯 패션부문은 "미개척상태"로 알려져 있던 중국이 막강한 패션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잠정집계된 중국의 의류시장 규모는 우리돈으로 연7조5,000억원.

중국에서 소득과 의식수준이 가장 앞선 곳은 상하이시.

인구 1,380만의 거대도시 상하이에는 92년 이세탄(일)을 필두로
프렝탕(불) 태평양(대만)등 15개의 외국계 백화점이 자국 의류브랜드를
앞세우며 들어와 있다.

96년에는 신세계(한국) 노벨(대만)등 3개의 백화점이 새로 생겼다.

각국 패션의 전시장이자 각축장이라고 불리는 이 곳에서 한국은 가장
눈에 띄는 나라.

중국의류시장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는 이랜드 까슈 코오롱 대현
에스콰이아 나산 제일모직 에스에스패션등 13개.

이중 선두주자는 "데코"(대표 정운철)다.

데코는 텐진 베이징 2곳에 현지법인과 생산공장, 그리고 베이징 텐진
상하이 다렌등에 총15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대졸초임이 약 1,500~2,000원(우리돈 15만~20만원)인 이곳에서 데코의
투피스 한벌은 약2,000원.

꽤 비싼값에도 불구하고 잘 팔린다.

상하이 신세계백화점에서 유라이트(대만계) 에클라트(중국계)와 함께
"여성복 베스트5"에 꼽혔으며 천진 이세탄백화점에서는 올 9월에 매출 1위
10월에 2위를 차지했다.

상하이 신세계매장의 직원 왕 시우메(왕수매.30)씨는 "하루 200여명의
손님이 찾아오며 원하는 옷이 없을 때는 선불예약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데코의 중국지역 총책임자인 텐진복장유한공사의 이상윤부총경리(37)는
"중국은 생산단가가 한국의 4분의1에 불과하고 패션수요 또한 급증해
최적의 투자대상"라며 "지금은 제품디자인이 한국보다 1년 늦지만 조만간
한국과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텐진 이세탄의 데코매장 수익은 1달평균 25만~30만원(우리돈 2,500만~
3,000만원)이며 상하이 이세탄에서는 한달에 6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우리나라 백화점 매장 하나의 수익성 평가기준은 약5,000만원).

중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외국계백화점인 일 이세탄 중국지사의 야마지
사부로(45) 수석대표는 "지금 중국에서는 값싸고 패셔너블한 홍콩과
대만제품의 경쟁력이 가장 우수하다"면서 "한국업체들도 중국인의 취향을
고려한 색감과 디자인개발에 보다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베이징=조정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