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5일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에서 개막팡파르를 울린 제18회
서울국제무용제가 2주일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6일 폐막됐다.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조흥동)가 주최하고 문화체육부와 문예진흥원등이
후원한 이번 무용제에는 국내외 20개단체가 참가, 춤솜씨를 뽐냈다.

이번 무용제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

국내 무용계 최대잔치에 걸맞게 규모는 커지고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무대에 올려진 "알맹이"는 별반 나아진게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연작품수는 지난해보다 2배이상 늘었다.

공식경연 참가작은 10편으로 지난해보다 2편이 추가됐다.

외국 초청단체도 지난해 이스라엘의 "키프츠 콘템포러리무용단" 1팀에서
이번엔 프랑스의 "라피노무용단", 중국의 "상해말리화예술단", 호주의
"리워렌&댄서즈" 등 3개 단체로 늘어났다.

김현옥 계명대교수와 프랑스의 파코 데시나가 공동 안무한 "시나위
2000"이라는 다국적 작품도 처음 선보였다.

"국제"라는 이름값에 맞는 잔치를 열어보자는 취지였다.

또 공식경연에 참가하는 단체외에 4개 자유참가단체도 기량을 선보일수
있도록 했다.

관람료 1만원중 3,000원을 문예진흥원기금에서 부담하는 "관객지원제도"도
도입했다.

이런 다양한 시도에 힘입어 문예회관대극장 (710석)과 소극장 (200석)이
매일 만원사례를 이뤘다.

국내 무용공연 대부분의 입장률이 60%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관객
동원면에서 "엄청난 성공"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상의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출품작의 수준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는 평이다.

심사위원들은 "무용이란 몸동작을 통해 안무자와 관객이 호흡을 함께
하는 예술이다"라며 "이번 공연작중 상당수는 상징성 부족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조흥동 무용협회이사장은 "지난 17년동안 무용제에서 한번이라도 수상한
중견무용인들이 참가를 꺼리고 있어 갈수록 수준높은 작품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수한 외국 단체를 초빙할수 있었던 것"
이라고 덧붙였다.

16일밤 실시된 경연작 심사결과 대상은 의상을 창호지로 해 입는 등
창조성이 돋보인 "류-생명의 나무"를 올린 강미리 무용단에, 우수상은
"단장"을 공연한 춤타래무용단 (안무 윤미라)에 돌아갔다.

개인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안무상 = 홍승엽무용단 (댄스씨어터온)
<>연기상 = 윤미라 (춤타래 무용단) 정미란 (도정님 발레단)
이광석 (댄스씨어터온) 등 3명
<>음악상 = 김기백 (김기백 무용단)
<>미술상 = 이수동 (송준영 무용단)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