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난방연료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성 유류인 등유가 심각한 품귀
현상을 빚을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등유의 소비자가격이 l당 3백51원으로 경유
보다 1원 싸지면서 등유의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에 비해 평균 10% 이상 비싸던 등유가격이
오히려 싸짐에 따라 가정 소비자들이 매연 발생량이 적고 열효율이 높은
등유를 사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각 계열 주유소에서 지난해보다 등유를 평균 30%
이상 늘려 공급해달라는 주문이 쇄도, 물량조절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기연료와 가정용 난방연료로 주로 쓰이는 고급유류인 등유가 경유
보다 가격이 낮아지기는 올들어 지난 6~7월 이후 두번째이다.

특히 난방연료 성수기인 겨울철에 대체유류인 경유보다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등유의 품귀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국내유류가격은 싱가포르 석유시장 가격과 연결돼 조정되고 있는데 최근
수급불균형으로 경유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해 모두 4천1백90만배럴의 등유를 생산했지만 내수
공급량이 부족해 2천만배럴을 수입했었다.

반면 경유는 1억8천90만배럴을 생산, 1천7백만배럴이 남아 해외에
수출했었다.

이 경향은 올해도 계속돼 지난 9월까지 등유는 1천3백만배럴을
수입했었고 경유는 3천만배럴이 남아 해외로 수출했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싱가포르 제품가격에 연동해 결정하는 국내
가격연동제가 문제라며 국내 수급상황을 고려한 가격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