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업계에 아파트 내부구조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업체들은 기존의 획일적인 평면에서 벗어나 수요자들의 구미에 맞는
신평면을 잇달아 개발해 내놓고 있다.

특히 미분양물량이 많은 소형평형일수록 새로운 평면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복층

과거엔 극소수 아파트에서 최상부 2개층에 복층이 주로 적용돼 왔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복층아파트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하층과 1층을
계단으로 연결한 복층아파트가 등장한데 이어 한동 전체를 복층으로 설계한
아파트까지 나왔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9월말 경북 포항 장성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1층과 지하층을 복층으로 설계했다.

이 아파트는 노인과 자녀를 둔 2세대 동거가족이나 교수 미술가 등 전문직
종사자를 겨냥해 만들었다.

1층은 32평형, 지하층은 17평형 방1개와 거실 욕실 등으로 구성됐다.

동부건설은 내년 상반기에 공급할 서울 성북구 돈암동 재개발아파트 한개
동 전체를 복층으로 설계했다.

가족이 공유하는 주방 거실은 아래층에, 개인이 사용하는 침실과 욕실은
위층에 배치해 공간의 수직적 분리를 시도한게 독특하다.

<> 동일 평형 다양한 평면

한개의 평형에 성격이 전혀 다른 여러개의 평면을 적용하고 있다.

지역 가족수 직업 소득수준 등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청구는 이달부터 분양중인 경기도 남양주 오남리와 김포 사우지구 아파트
등에서 22평을 거실, 욕실 2개, 침실 3개를 갖춘 A타입과 침실 2개, 욕실
1개, 드레스실을 배치한 B타입으로 나눴다.

금호건설도 인천 용현동 24평형에 욕실 2개를 배치한 평면을 내놓고 있다.

휴식이 가능토록 파우더 공간을 확장한 점이 독특하다.

대우건설도 전주 아중지구에서 동일평형을 3가지 평면으로 나눠 제시하고
있다.

32평형 아파트를 공동생활형 한국형 일반형 등으로 구분해 공동생활형은
거실과 주방에, 한국형은 침실에, 일반형은 거실과 안방에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

<> 부분임대형

부분임대가 가능하게 주인이 거주하는 가구와 임차가구의 출입구로 완전히
분리시키고 있다.

동부건설이 내달에 분양할 인천 불로동, 청주 하복대 아파트 32평형과
벽산건설 천안 성거아파트 44평형이 대표적이다.

창고로 사용되던 공간을 활용, 출입구를 두개 만들어 임차가구의 사생활을
보장하고 있다.

임차가구의 안방이 전면에 배치되고 후면에 세탁공간, 전후면 모두에
발코니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임차가구 한개의 침실벽을 칸막이벽으로 시공, 입주자 편의에 따라
철거해 거실로 활용하거나 3세대 동거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수납공간 확대

수납공간과 서비스면적 극대화를 통해 공간활용을 높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20평대의 소형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금호건설은 인천 청천아파트에서 후면발코니를 넓혀 냉장고를 두도록
했다.

동아건설도 최근 개발한 24평형 평면에서 현관 벽면전체에 신발장 외투
걸이용 옷장을 설치하고 안방에는 벽면 안쪽으로 화장대를 붙박이로 짜
넣었다.

현대산업개발은 23평에 서비스면적인 발코니 6.6평과 발코니한쪽 모서리에
0.35평의 창고를 추가, 공간활용이 30평형대에 이르는 평면을 개발했다.


<> 기타

활용빈도가 작은 안방을 후면에 배치(동부건설)하거나 방 2개와 거실을
나란히 남향으로 배치한 전면3실형(3-Bay형)도 일반화되고 있다.

주변경관이 뛰어날 경우 거실을 북향에 배치(현대건설 송파 주상복합)
한다든지 분양이 잘 안되는 1층을 필로티공법을 적용해 주민광장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 유대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