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를 한번 하기 시작하면 계속 보기를 하고 더블보기가 나타나면
그날따라 더블보기가 홍수를 이룬다.

또 파를 잡는 것도 "한 홀 건너 스타일"보다는 "몇홀 연속 형태"가
많다.

도대체 그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골프의 모든 샷이 "같은 종류끼리" 연결되기 때문이다.

퍼팅은 퍼팅과 연결되고 아이언은 아이언과 드라이버샷은 드라이버샷과
연결된다.

지난홀에서 첫 퍼팅이 길어 3퍼트를 했다면 이번 홀에서는 첫 퍼팅이
짧을 가능성이 무척 많다.

그린사이드에서의 쇼트어프로치도 전홀에서 짧았다면 이번엔 길게
쳐서 핀을 크게 오버하게 된다.

또 지난홀에서 드라이버샷 OB가 났다면 이번 홀에서도 결코 어드레스가
편치 않을 것이며 지난홀에서 아이언샷 뒤땅이 나타났다면 지금
치려고 하는 샷도 불안할 것이다.

"기본 원리"에 대해서는 항상 건망증 환자인 게 골퍼지만 지난번의
미스샷만은 "귀신같이" 기억되며 지금의 샷에 영향을 끼치는 것.

바로 그런 요인으로 "나쁜 쪽 스코어"는 "나쁜 쪽"으로만 뭉쳐서 몰려
다닌다.

이같은 속성을 이겨내는 방법은 역시 옛 골프선배들의 가르침에 나와
있다.

"과거는 흘러갔다.

지금 치는 샷은 그 이전의 어떤 샷과도 관계없다.

현재 치려고 하는 이 샷이야 말로 오늘 골프의 전부이다.

스코어는 그 하나 하나의 샷이 모인 것 뿐이다"

하나의 샷을 언제나 "새로 시작하면" 줄 보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