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무는 일반적으로 고유계정과 신탁계정으로 나눠진다.

고유계정은 평소 은행거래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예금 적금 부금 등과
관련된 거래업무를 일컫는 것이다.

고유계정의 대표적인 은행예금은 예금주와 은행의 양자간 계약으로
확정된 약정이자를 계약 당일 결정하게 된다.

적금과 부금도 불입형태와 조건만 다를 뿐 마찬가지이다.

이들 고유계정의 공통점은 확정이자의 지급이 약속된다는 점이다.

적금과 부금의 경우 약속된 기일이 다가오면 원금및 약정이자를
받을 수 있으며 예금은 금액과 시일에 비례해 약정된 이자가 붙게된다.

이에비해 신탁계정은 금전 부동산 유가증권 등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자산운용을 위탁받아 그 운용수익을 받을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금전 유가증권의 운용을 통해 이익을 늘리고는 싶으나 시간과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금융기관에 자산을 맡긴 뒤 그 운용결과에 따라 이익을
되돌려받는 방식이다.

신탁상품은 예금과 달리 실적배당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원금과 이자대신 이익계산일 또는 계약기간 만기일에 그동안의
운용실적에 따라 배당 (이익)을 지급받게되는 것이다.

따라서 신탁상품을 취급하고있는 은행은 원칙적으로 원금 및 이익지급
의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은행은 신탁계정을 통해 모은 자금을 주식과 유가증권 등에
효율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최대한 고수익을 올리려고 할 것이다.

수익률이 낮은 은행의 신탁계정은 고객들의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신탁계정은 위탁자.수탁자.수익자의 3자간 계약으로 예금주와
은행간의 양자간 계약인 고유계정과 구별된다.

은행신탁은 돈을 맡기고 운용수익도 돈으로 받는 금전신탁이 대부분이다.

투자신탁회사의 경우 신탁의 일종인 증권투자신탁업무를 맡고 있으며
부동산신탁은 한국.대한부동산신탁 두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은행신탁계정은 운용만 잘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신탁계정 규모의 급증은 통화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기도하다.

은행간 배당률 경쟁에 의해 시중금리가 왜곡되는 현상도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5월 신탁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신탁최저가입기간을 장기화하고 중도해지수수료를 인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각 은행에서 신탁자금들이 속속 빠져나갔다.

그 여파는 채권 및 주식시장에서 나타났다.

채권 및 주식매입자금의 규모가 줄어들어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가 하면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