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처럼 불었던 명예퇴직제 시행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 증가로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명예퇴직제를 실시한 기업들이 영업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보유
유가증권이나 부동산 매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8월 명예퇴직제 실시로 종업원수를 2,100명에서 1,600명으로 24%
감축한 한국유리는 최근 영업수지 개선을 위해 관계사인 한국안전유리 주식
139만여주(27.28%)를 전량, 대원안전유리에 매각해 148억여원의 매매차익을
남겼다.

한국안전유리는 퇴직금비용 750억원중 380억원을 퇴직급여 충당금에서 지급
하고 나머지 370억원은 차입금 등으로 충당해 과다한 당기비용이 발생했다.

건축경기 부진과 수입개방정책에 따른 판유리 수입급증으로 수익성이 저하된
차에 명예퇴직에 따른 비용부담이 보태져 자구책으로 계열사 지분매각이라는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또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리스트럭처링을 추진중인 선경인더스트리도 수익성
악화로 고민하고 있다.

상반기 18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선경인더스트리는 한국유리와는
달리 퇴직금 700억원을 전부 퇴직급여 충당금과 단체퇴직보험으로 처리한다.

따라서 올해 당장 수익성 악화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내년부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 수년동안 퇴직급여 충당금 적립액이 연80~100억원
가량 더 들어가게 됐다"며 "인원 감축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감소 등을 감안
하더라도 2~3년 정도는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부동산 처분 등을 고려중"
이라고 밝혔다.

<백광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