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특약 독점전재 ]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사가 보유한 전세계 1만9천개 점포에서
동시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내부가 전소됐다고 가정할 경우 쇠고기 등 재료를 사들이고 주방용품 등
설비를 교체하는 복구비로 1백70억달러가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맥도날드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맥도날드주의 싯가총액
은 3백30억달러에 이른다.

주식투자자들은 이처럼 회사의 실제가치(싯가총액평가)가 고정자산총액
(복구비)을 크게 능가하는데서 일종의 안도감을 느낀다.

브랜드관련 전문 컨설턴트 다국적기업인 인터브랜드사는 최근 조사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맥도날드"를 선정했다.

등급판정에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됐다손 치더라도 맥도날드를 최고로
선정한 이 보고서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맥도날드가 오랜 기간 톱브랜드로서 부동의 명성을 구축해 온 "코카콜라"를
제쳤기 때문이다.

인터브랜드사는 지난 90년 톱브랜드로 코카콜라를 지정한 후 6년만에
맥도날드로 바꾸게 된 것이다.

인터브랜드는 우선 유럽 아시아 미국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 흩어져 있는
직원들이 추천한 1천2백개기업의 리스트를 작성했다.

이중 5백개업체를 추린 다음 4가지 평가항목으로 분류해 점수를 매겼다.

평가항목은 <>각 브랜드의 시장점유율(가중치 35%) <>연령 국적 등을
초월한 호소력(가중치 30%) 신뢰도(가중치 20%)와 신장성(가중치 15%)
등으로 나뉘었다.

항목별 득점을 집계한 결과 맥도날드가 8백56점을 획득했다.

코카콜라는 8백49점을 얻었다.

코카콜라는 인지도면에서만 앞섰고 다른 세 항목에선 맥도날드가 우세한
채점결과가 나왔다.

가장 충격적인 순위변동은 과거2위였던 식품업체 켈로그가 17위로
곤두박질한 것이다.

첨단업체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약(9위)이나 전통적인 브랜드들에 밀려났기
때문이다.

시리얼을 주로 생산해 온 켈로그의 영향력은 아침식사때만 발휘되지만
디즈니(3위)나 리바이스(8위)의 그것은 영화나 청바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특히 디즈니는 브랜드인지도가 극히 낮은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부상한
독보적인 브랜드다.

그 누구도 파라마운트나 워너영화사의 작품특징이 어떻다는 식으로 거론
하지 않는 점을 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차별화"된
브랜드를 내는 것은 어렵다.

브랜드의 막강한 영향력을 고려할때 브랜드를 대차대조표상의 자산항목에
포함시켜야 된다고 일각에선 주장한다.

물론 논란은 많다.

회계원리상 대차대조표는 이미 발생한 자산과 부채의 변동을 반영한다.

브랜드와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장래가치를 측정해 자산항목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터브랜드사를 비롯한 일부업체들은 각 제품의 현금유동성을
추정해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는 주관이 개입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대차대조표상의
기재를 목적으로 한 브랜드평가에 대해선 반대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브랜드마다 특정한 가치를 측정하기는 어렵다.

이런 관점에서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은 계속 논란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 정리=유재혁기자 >

=======================================================================

"Broad, deep, long and heavy"
16th, November c Economist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