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10) '대구' .. 무엇이 문제인가 <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금 잘된다는 소문만 돌면 너도나도 같은 제품을 경쟁적으로 만들어
덤핑하는 업계의 풍토가 대구 섬유를 오늘날 이지경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장 다품종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아의 최해충
전무는 다른 업체가 개발한 제품을 서슴없이 카피(복제)하는 업계의 관행이
대구 섬유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개탄했다.
최전무는 "모방을 하더라도 더 좋게 해야지 품질을 낮추고 가격을 덤핑해
결과적으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다른 업체의
개발의욕까지 없애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원인으로 천마 병마 등 최근의 히트제품은 물론이고 쿨피치 쿨울
등도 시장에서 제대로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져갔고 올해는 새로운 대체품도
개발되지 않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에서 가장 큰 섬유업체인 동국무역의 한 관계자는 "옛날에는 카피를
하더라도 6개월은 걸렸으나 지금은 그기간이 1~2개월로 줄어들었고 이같은
복제행위가 국외에서도 성행, 단순소재 제품일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후 바로
중국 업체들이 바로 생산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 밝혔다.
대구섬유의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과잉설비도 업계의 이같은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누가 속도가 빠른 신직기를 도입해 재미를 본다는 말이 들리자 너도 나도
워터제트룸 애어제트룸 등 혁신직기의 증설에 나서 현재와 같은 과잉생산
덤핑구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지역의 혁신직기 보유대수는 지난해만의 경우 5만대수준으로 적정선을
20%이상의 초과하고 있으며 신직기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태시켜야 할
구직기를 그대로 잔존시킨 것도 이같은 공급과잉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장기불황으로 부도가 난 회사나 스스로 정리한 중견업체의 남은
부지와 시설을 영세업체들이 헐값에 사들여 소사장제 형식으로 가동하는
무등록공장이 크게 늘어 시설감축에 찬물을 끼엊고 있다.
대구시 문영수 경제국장은 "그동안 몇차례의 경기순환과정에서 섬유업체
들이 자생적인 활로를 모색하기 보다는 정부의 긴급자금지원에 의존한 것도
업계의 체질을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말하고 지금은 업계의 단합된 자구
노력이 가장 필요한 단계라고 지적한다.
수출업체의 난립도 섬유업계는 "업체마다 직수출을 한다며 6백여개의
창구를 개설하고 있고 오퍼상까지 합칠 경우 수출창구의 수는 1천2백개를
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이중 일부는 덤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업체를 찾아다니며
네고를 벌여 이익을 챙기고 유통질서를 더욱 교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동국 갑을 등 대형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겪고 있는
수출과 제품 정보부제도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 섬유산업협의의 윤호정전무는 "대기업들은 홍콩 등 현지의 주재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나 영세업체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이 어느 곳에서
누가 소비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도 없이 그저 생산만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구조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홍콩의 바이어들이
농간을 부려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동남무역의 정신섭사장은 "대구 섬유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사-연사-제직-가공-무역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구성을 통해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카피를 막기 위해 직물특허제를 도입하고 세계 최대의 직물생산지인
대구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무역기능을 이전, 산지직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 대구 = 신경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
덤핑하는 업계의 풍토가 대구 섬유를 오늘날 이지경으로 만들었습니다"
가장 다품종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아의 최해충
전무는 다른 업체가 개발한 제품을 서슴없이 카피(복제)하는 업계의 관행이
대구 섬유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개탄했다.
최전무는 "모방을 하더라도 더 좋게 해야지 품질을 낮추고 가격을 덤핑해
결과적으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다른 업체의
개발의욕까지 없애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원인으로 천마 병마 등 최근의 히트제품은 물론이고 쿨피치 쿨울
등도 시장에서 제대로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져갔고 올해는 새로운 대체품도
개발되지 않고 있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대구에서 가장 큰 섬유업체인 동국무역의 한 관계자는 "옛날에는 카피를
하더라도 6개월은 걸렸으나 지금은 그기간이 1~2개월로 줄어들었고 이같은
복제행위가 국외에서도 성행, 단순소재 제품일 경우 국내에서 생산된후 바로
중국 업체들이 바로 생산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고 밝혔다.
대구섬유의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과잉설비도 업계의 이같은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누가 속도가 빠른 신직기를 도입해 재미를 본다는 말이 들리자 너도 나도
워터제트룸 애어제트룸 등 혁신직기의 증설에 나서 현재와 같은 과잉생산
덤핑구조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지역의 혁신직기 보유대수는 지난해만의 경우 5만대수준으로 적정선을
20%이상의 초과하고 있으며 신직기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태시켜야 할
구직기를 그대로 잔존시킨 것도 이같은 공급과잉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장기불황으로 부도가 난 회사나 스스로 정리한 중견업체의 남은
부지와 시설을 영세업체들이 헐값에 사들여 소사장제 형식으로 가동하는
무등록공장이 크게 늘어 시설감축에 찬물을 끼엊고 있다.
대구시 문영수 경제국장은 "그동안 몇차례의 경기순환과정에서 섬유업체
들이 자생적인 활로를 모색하기 보다는 정부의 긴급자금지원에 의존한 것도
업계의 체질을 악화시킨 요인"이라고 말하고 지금은 업계의 단합된 자구
노력이 가장 필요한 단계라고 지적한다.
수출업체의 난립도 섬유업계는 "업체마다 직수출을 한다며 6백여개의
창구를 개설하고 있고 오퍼상까지 합칠 경우 수출창구의 수는 1천2백개를
넘고 있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이중 일부는 덤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업체를 찾아다니며
네고를 벌여 이익을 챙기고 유통질서를 더욱 교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동국 갑을 등 대형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가 겪고 있는
수출과 제품 정보부제도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 섬유산업협의의 윤호정전무는 "대기업들은 홍콩 등 현지의 주재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나 영세업체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이 어느 곳에서
누가 소비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도 없이 그저 생산만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구조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홍콩의 바이어들이
농간을 부려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동남무역의 정신섭사장은 "대구 섬유업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사-연사-제직-가공-무역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의 구성을 통해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의 카피를 막기 위해 직물특허제를 도입하고 세계 최대의 직물생산지인
대구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무역기능을 이전, 산지직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 대구 = 신경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