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빛 기대"에 휩싸였던 서울시내 저밀도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거품이
걷히고 있다.

당초 서울시의 재건축기준 확정으로 수익성이 웬만큼 확보될 것으로
평가됐던 잠실 등 5개 저밀도지구 아파트가 규제성격이 짙은 서울시의
보완대책 발표로 사업성 자체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건설업체 재건축담당자들은 이번 보완책으로 대부분 저밀도 단지가
285%의 용적률도 다 채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울시의 단계개발방침으로 인해 사업시점이 최고 10년뒤로 늦춰지면서
투자수익성 검토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시세는 고밀도재건축에 맞춰 형성돼있어 현재 서울시의 보완
대책대로 재건축될 경우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김철수.김태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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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지구 ]]]

5개 단지 501개동 2만1,250가구로 구성된 잠실지구는 서울시 5개 저밀도
지구중 최대규모로 한강시민공원 올림픽공원 잠실롯데월드등 생활편익시설
들이 자리잡고 있어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잠실 시영아파트와 잠실 주공1단지가 이미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재건축사업을 서두르고 있으나 단지규모가 33만평의 대단지를 이루는데다
대부분 인접해 있어 서울시의 경관심의 교통영향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하철 8호선 석촌역과 몽촌토성역 일대에 대형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고 잠실역 인근에는 19개의 고층빌딩이 올라가고 있는데다 최근
롯데그룹이 40층규모의 제2롯데월드를 건립할 계획이어서 사업승인과정에서
용적률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보여 사업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허용한 최대용적률 285%를 적용하더라도 주공1-4단지의 경우
최대 2만2,000여가구를 지을 수 있어 일반분양분은 조합원수의 절반수준인
7,130가구에 불과하다.

그나마 13평형이상 조합원들이 32-42평형 중대형평형을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것으로 보여 일반분양분의 80-90%가 소형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조합원의 추가부담은 7,000만-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전망하고 있다.

[[[ 청담.도곡지구 ]]]

5개 저밀도지구중 잠실지구와 함께 지은지 20년이 넘은 아파트단지가 많은
편이다.

특히 해청 영동차관 영동1~3단지는 74년에 건립돼 사업착수 시기가
2000년대초로 비교적 빠를 전망이다.

강남요지에 위치해 5개지구중 택지감정가격이 가장 비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지구는 사업추진도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돼 영동차관(현대건설) 영동
2단지(대림산업) 도곡주공(현대건설 쌍용건설 LG건설) 등 3개단지가 이미
시공사를 선정했으며 다른 단지도 시공사선정을 준비중이다.

이중 영동차관아파트는 교통영향평가 등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대지지분이 적은 편이다.

대지지분은 15평형이 15평, 22평형 22평으로 1대1수준이다.

용적률 336%기준으로 설계했을 경우 무상지분율이 160%였으나 용적률을
285%로 적용하면 무상지분율은 140%대로 떨어져 투자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곡주공은 대지지분이 커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괜찮을
전망이다.

10평형의 대지지분이 14.8평이며 13평형이 19.6평이나 된다.

따라서 용적률을 285%로 적용해 아파트를 재건축할 경우 무상지분율이
180%에 달한다고 현대건설담당자는 밝혔다.

그러나 13평형의 거래가격이 2억원에 달하는 등 가격이 크게 올라있고
단지위치가 높아 경관심의때 층고 제한을 받을 소지가 크다.

[[[ 반포지구 ]]]

시공사를 선정한 주공1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아파트들이 재건축동의서를
받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사업추진이 더딘 편이다.

전체규모는 5개 단지 244개동 9,143가구의 대단지를 이루고 있다.

반포지구는 입지여건이 좋은데다 한강을 바라다보고 있어 조망이
뛰어나지만 한강변에 있는 것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 서울시의 경관
심의에서 층고제한이 엄격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강을 따라 주변지역이 대규모 고층아파트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것도
교통영향평가에서 규제대상으로 작용하는 등 원활한 사업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지역의 재건축이 완료, 입주되는 시점이 빨라야 2005-
2010년 사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투자에 따른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단기투자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교적 사업추진이 빠른 주공 1단지의 경우 285%의 용적률을 모두
받더라도 현재 예상되는 추가부담액은 6,000만-7,000만원선으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이는 용적률 300%를 적용했을때 추가부담금 3,000만원에다 용적률 감소에
따라 추가된 3,000만-4,000만원을 합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추진이 지연될 경우 추가부담액의 정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내집마련의 방안이외의 투자메리트는 거의 없다는 평가다.

[[[ 암사.명일지구 ]]]

강동시영아파트 1,2단지 등 이 지구에 있는 아파트들은 모두 80년초에
준공돼 서울시의 저밀도지구 재건축아파트 연차 착공방침에 따라 가장 늦게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추진현황도 최근에 재건축추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재건축동의 인감
증명서를 접수하는 등 사업초기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동 시영아파트의 1단지의 경우 학교부지와 공원부지가 딸려있는데다
서울시 명의의 11평형 임대아파트가 500가구 정도 있어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난제가 많은 실정이다.

입지여건도 서울시 5개 저밀도지구중 화곡지구와 더불어 처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따라 시세도 다른 지역의 재건축예정아파트보다 훨씬 낮게 형성돼
있다.

강동 시영아파트 1단지 11평형이 6,000만-7,100만원 13평형이 8,800만-
9,100만원선이며 강동 시영아파트 2단지 13평형이 8,000만-8,700만원
15평형이 1억-1억1,000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 화곡지구 ]]]

우장산 기슭(강서구 화곡동 발산동)에 위치해 있어 생활여건은 괜찮으나
교통여건 등 전반적인 입지여건이 다른 지구에 비해 떨어진다.

78~82년 사이에 건립돼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사업시기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화곡 주공2단지 내발산주공 등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300가구 미만의
소형단지인 점도 선호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지구에서 단지규모가 가장 큰 화곡 주공2단지와 바로 옆에 붙어있는
양서1단지가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한 상태이다.

또 화곡 주공2단지 다음으로 큰 내발산주공은 23일 시공사선정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게될 가능성이 많다.

이곳도 아파트가격이 오를만큼 올라있는 상태다.

사업추진이 가장 빠른 화곡 주공2단지의 경우 단일평형인 13평형이
1억~1억3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아파트의 대지지분은 13.9~14.3평으로 적은 편이다.

용적률 285%가 적용될 경우 무상지분율은 140%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투자성은 높지 않다.

김포공항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이 지구는 고도제한이 어느정도까지
풀리느냐가 사업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