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지역 금융권이 계약경신을 한달여 앞둔 시.도 금고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부산시와 경남도는 내달말 시.도 금고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내달중순 시.도 금고은행 선정을 앞두고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시예산은 3조5천억원규모로 특별회계예산은 상업.부산.
동남은행이 나눠갖고 있으며 연 1조7천억원대의 일반회계예산은 상업은행이
시금고지정은행으로 돼있다.

상업은행은 "부산지역 금융권은 충분한 자금대출 능력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상업은행은 25년동안 시금고를 운영하고 있는데다 부산지역
대형사업과 관련해 3천억원이상을 8.5%대의 최우대금리로 지원하고 있는
만큼 재계약은 당연하다"고 시금고 고수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은 "광역시중 부산만이 시금고를 지방은행이 아닌
상업은행이 맡는 바람에 지방에서 조성된 자금이 서울로 빠져나가는 등
"금융공동화"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제금융권형성의 전제조건인
지역금융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은행과의 협력자체계가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며 지방은행의 시금고유치를 주장했다.

동남은행도 "최근들어 지역의 자금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소기업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시금고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경남지역도 중앙은행과 지역금융권과의 도금고유치경쟁을 펼치기는
마찬가지.

도예산은 1조9천억원규모로 특별회계예산은 제일.경남.농협이 취급하고
있으며 연 1조3천억원대의 일반회계예산은 제일은행이 도금고지정은행으로
돼있다.

제일은행은 그동안 도금고를 무리없이 관리해온 경험과 외자관리 등에
유리한 점을 내세우며 본점 기획팀을 가동, 도금고를 계속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경남은행은 도금고를 지방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이 맡아야
한다며 최근 "도금고유치 건의서"를 도에 제출하고 지역상공인들을 동원해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남농협도 도민중 20%에 달하는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앞장서는 농협이
당연히 도금고를 맡아야 한다며 도금고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한편 부산시와 경남도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공공수행능력 자금차입능력
등을 고려해 다음달 중순께 시.도금고 지정은행을 결정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 부산.창원=김태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