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홍구 대표는 21일 "우리 당의 차기대권후보를 선정하는 문제는
내년봄쯤 가서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가진 연세대 국제대학원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당은 현재 누가 후보가 되느냐보다 남북문제 등 안보와 경제 회생이라는
두가지 현안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대권후보 조기가시화 불가"라는 여권 핵심부의
의중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인 내년 2월이후
에나 대권후보 논의가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대표는 이날 "어떤 사람이 대권후보가 되느냐는 것은 우리당이 추구하는
미래와 직결될 것"이라면서 비교적 구체적으로 대권후보 자질에 대한 소신을
당당히 밝혀 주목됐다.

이대표는 "대권후보는 첫째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들의 꿈을 집결시킬수
있도록 미래를 바라보고 계획하는 지도자여야 하며 둘째 지역분할구도를 뛰어
넘어 4천5백만 남북동포를 통합시킬수 있는 인물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이대표는 특히 지역분할문제에 대해 "어디서 태어났는가는 순전히 우연인데
도 정치와 정당을 나누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국민회의를 겨냥, "15대 총선
에서도 제1야당은 15개 시도중 9개 시도에서 단 하나의 의석도 차지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표는 "우리 당은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모여 있어 인물난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 사람들 중에서 잘 고르면 대선에서 이길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대권문제와 관련한 이대표의 이날 일련의 언급은 이대표가 22일 경기고 49회
동문인 이회창 고문과 회동하는데 이어 내주중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오는
28일 중동으로 떠나는 이한동 고문과 김덕룡 정무1장관을 각각 만나는 등
당대표로서 부쩍 "보폭"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문희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