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Story] '긴장 감도는 정기인사철'..발탁이냐 방출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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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정기인사철이 눈앞에 닥쳤다.
임원 승진대상인 고참부장들은 물론 전 임원들사이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인사''라는 형식을 통해 한해의 성과와 업적을 평가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 연말 재계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황타개형''.
연말인사를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전열을 재정비한다는 것이다.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데 따른 자구책인 셈이다.
경영실적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삼성 LG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미 연말 인사의 큰 줄기를
"실적 우선"으로 정했다.
뿐만 아니다.
올해 정기인사에선 올라갈 수 있는 자리조차도 많이 줄었다.
각 기업들이 체질개선을 위해 사업구조조정과 인력재배치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자연히 승진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정기인사를 앞둔 그룹내부의
표정도 밝을 수가 없다.
지난해 각 그룹들이 잇따라 발탁인사를 단행했던 점에 비추어보면 올해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더욱 힘들다.
지난해의 경우 경영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여기다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차원에서 대규모 "발탁인사"가 뒤따랐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판이하다.
실적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좋지 않다.
올해 인사대상자들은 이래저래 "상대적 박탈감"을 맛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현대그룹의 정기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말에 있을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정몽구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첫번째 정기
인사라는 점.
현대정공과 경복고 출신의 MK라인이 어떻게 전진배치될 것인가가 관심
거리.
특히 지난 8월에 갑작스레 건설 현대산업개발 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사장단이 한 차례 자리바꿈을 했던 전례가 있어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깜짝인사"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임원 승진 인사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4백4명)와는 달리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룹의 최대숙원사업이었던 제철사업이 무산된데다 건설을 비롯한 대부분
사업여건이 작년같지 않기 때문이다.
대상 임원들도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는 눈치다.
현대종합상사 P이사는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제반경비를 줄인다는 방침이 세워진 것으로 안다"며 "인사에서도 이같은
원칙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인한 "쇼크"가 인사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에 힘입어 최근 3~4년간 약진했던 전자소그룹 출신 임원들이
올해에도 위력을 떨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게다가 사장단과 임원인사 시기를 각각 내년 1월과 2월로 연기하면서까지
"실적 최우선" 인사방침을 공언한 만큼 그 결과도 관심거리다.
이와는 별개로 삼성 비서실의 개편 문제도 현안.
이학수 삼성화재사장이 비서실 차장으로 복귀하면서 제기됐던 비서실
인사는 한동안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다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단 이 문제만큼은 전적으로 이건희회장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인 만큼
확정되기까지는 누구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공통된 지적.
전무급 이하의 임원 인사는 전적으로 소그룹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올해는 승진폭이나 대상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전자.기계.자동차 등의 소그룹은 현상유지가 최선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만 금융소그룹의 경영실적이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런지가 관심사.
지난해의 경우 77년(공채 18기)과 78년(19기) 입사자들이 임원으로
승진했고 80년(20기)입사자중에서도 일부 임원이 배출되는 "발탁인사"가
있었으나 올해 이같은 인사패턴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5대 그룹중 가장 빠른 12월 중순께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
구본무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됐던 지난해 인사는 잔치집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대다수 계열사의 업적이 부진한데다 내년 경기조차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전자 정유 화학 등 계열사 임원들은
"실적 위주 인사"방침에 더더욱 불안한 입장이다.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별개로 발탁인사는 올해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구회장의 공격경영 스타일이 인사에서도 드러날 것이기 때문.
그룹관계자는 "30대 임원 승진자가 올해도 나오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불발로 그쳤던 여성 임원의 탄생여부도 이번 LG인사의
관심거리다.
대우그룹은 여타 그룹들과 비교해서 올해 사업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쁘진
않다.
그러나 잔치할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그룹 관계자의 시각이다.
올해 새로 궤도에 진입한 해외사업이 많기 때문에 고참 임원중 상당수가
해외로 전보발령될 가능성도 많다.
지난해는 전체 승진자수가 사상최대(3백87명)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이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들이 타 그룹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라며 "이들이 해외부문으로 한발짝 후퇴하면 50대 초반의
젊은 경영인들이 경영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점쳤다.
선경그룹은 내달 25일을 전후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89명)로 승진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계열사 사장들이 인사전권을 갖고 있고 그룹의 별도 인사지침은 없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전한다.
다만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아 승진 대상인원은
약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쌍용그룹은 12월 초 그룹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나 주력사인 쌍용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계열사들 실적이 좋지 않아 승진인사폭은 상당히 축소될
전망.
일부 승진자가 나온다하더라도 전체 임원수는 현 수준보다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최소 승진에 그칠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의 인수설로 곤욕을 치렀던 쌍용자동차는 벤츠와의 지분협상결과에
따라 고위층을 포함한 물갈이 인사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돼 주목된다.
12월말께 임원인사를 단행할 한화그룹은 올해부터 임원인사권을
그룹에서 총괄키로 해 계열사 사장의 인사권은 상당히 제한된 상태.
한화는 특히 지난 10월 초 오수인 부회장 등 그룹의 원로경영진 5명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선언해 인사폭이 예상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승연회장도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임원은 가려내겠다"고
공언해 대부분의 임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매년 주총직전인 2월말에 인사를 단행했던 전례에 비추어 보아
올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듯.
환차손으로 주력인 대한항공의 실적이 악화되는 등 그룹 경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인사내용도 가라앉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격호회장과 신준호부회장과의 재산 분쟁이 마무리되긴
했으나 그 후유증이 인사에도 미칠 전망이다.
정기 인사는 2월로 잡혀있는데 신회장이 아직 의중을 내비치지 않아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그룹관계자의 전언.
두산은 내달 28일께 정기인사를 계획중이다.
그러나 21일 오리콤 사장은 새로 선임하는등 그간 수시로 인사를 해왔기
때문에 폭은 크지 않을 듯하다.
특히 연말인사는 관행적으로 전보대신 승진인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올해도 승진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같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
임원 승진대상인 고참부장들은 물론 전 임원들사이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인사''라는 형식을 통해 한해의 성과와 업적을 평가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올 연말 재계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황타개형''.
연말인사를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전열을 재정비한다는 것이다.
경기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데 따른 자구책인 셈이다.
경영실적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삼성 LG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이미 연말 인사의 큰 줄기를
"실적 우선"으로 정했다.
뿐만 아니다.
올해 정기인사에선 올라갈 수 있는 자리조차도 많이 줄었다.
각 기업들이 체질개선을 위해 사업구조조정과 인력재배치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자연히 승진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정기인사를 앞둔 그룹내부의
표정도 밝을 수가 없다.
지난해 각 그룹들이 잇따라 발탁인사를 단행했던 점에 비추어보면 올해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더욱 힘들다.
지난해의 경우 경영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여기다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사건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차원에서 대규모 "발탁인사"가 뒤따랐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판이하다.
실적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좋지 않다.
올해 인사대상자들은 이래저래 "상대적 박탈감"을 맛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현대그룹의 정기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말에 있을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정몽구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첫번째 정기
인사라는 점.
현대정공과 경복고 출신의 MK라인이 어떻게 전진배치될 것인가가 관심
거리.
특히 지난 8월에 갑작스레 건설 현대산업개발 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사장단이 한 차례 자리바꿈을 했던 전례가 있어 연말 정기인사에서도
"깜짝인사"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임원 승진 인사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4백4명)와는 달리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그룹의 최대숙원사업이었던 제철사업이 무산된데다 건설을 비롯한 대부분
사업여건이 작년같지 않기 때문이다.
대상 임원들도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는 눈치다.
현대종합상사 P이사는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제반경비를 줄인다는 방침이 세워진 것으로 안다"며 "인사에서도 이같은
원칙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인한 "쇼크"가 인사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에 힘입어 최근 3~4년간 약진했던 전자소그룹 출신 임원들이
올해에도 위력을 떨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게다가 사장단과 임원인사 시기를 각각 내년 1월과 2월로 연기하면서까지
"실적 최우선" 인사방침을 공언한 만큼 그 결과도 관심거리다.
이와는 별개로 삼성 비서실의 개편 문제도 현안.
이학수 삼성화재사장이 비서실 차장으로 복귀하면서 제기됐던 비서실
인사는 한동안 수면밑으로 가라앉았다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단 이 문제만큼은 전적으로 이건희회장의 의지에 달려있는 것인 만큼
확정되기까지는 누구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공통된 지적.
전무급 이하의 임원 인사는 전적으로 소그룹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나
올해는 승진폭이나 대상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전자.기계.자동차 등의 소그룹은 현상유지가 최선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만 금융소그룹의 경영실적이 어떻게 평가받을 수 있을런지가 관심사.
지난해의 경우 77년(공채 18기)과 78년(19기) 입사자들이 임원으로
승진했고 80년(20기)입사자중에서도 일부 임원이 배출되는 "발탁인사"가
있었으나 올해 이같은 인사패턴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5대 그룹중 가장 빠른 12월 중순께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
구본무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행됐던 지난해 인사는 잔치집
분위기였으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대다수 계열사의 업적이 부진한데다 내년 경기조차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전자 정유 화학 등 계열사 임원들은
"실적 위주 인사"방침에 더더욱 불안한 입장이다.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별개로 발탁인사는 올해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구회장의 공격경영 스타일이 인사에서도 드러날 것이기 때문.
그룹관계자는 "30대 임원 승진자가 올해도 나오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불발로 그쳤던 여성 임원의 탄생여부도 이번 LG인사의
관심거리다.
대우그룹은 여타 그룹들과 비교해서 올해 사업실적이 상대적으로 나쁘진
않다.
그러나 잔치할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그룹 관계자의 시각이다.
올해 새로 궤도에 진입한 해외사업이 많기 때문에 고참 임원중 상당수가
해외로 전보발령될 가능성도 많다.
지난해는 전체 승진자수가 사상최대(3백87명)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이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을 형성하고 있는 인물들이 타 그룹에 비해
나이가 많은 편"이라며 "이들이 해외부문으로 한발짝 후퇴하면 50대 초반의
젊은 경영인들이 경영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점쳤다.
선경그룹은 내달 25일을 전후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89명)로 승진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계열사 사장들이 인사전권을 갖고 있고 그룹의 별도 인사지침은 없다고
그룹 관계자들은 전한다.
다만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 좋지 않아 승진 대상인원은
약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쌍용그룹은 12월 초 그룹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나 주력사인 쌍용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계열사들 실적이 좋지 않아 승진인사폭은 상당히 축소될
전망.
일부 승진자가 나온다하더라도 전체 임원수는 현 수준보다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동결에 가까운 최소 승진에 그칠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의 인수설로 곤욕을 치렀던 쌍용자동차는 벤츠와의 지분협상결과에
따라 고위층을 포함한 물갈이 인사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돼 주목된다.
12월말께 임원인사를 단행할 한화그룹은 올해부터 임원인사권을
그룹에서 총괄키로 해 계열사 사장의 인사권은 상당히 제한된 상태.
한화는 특히 지난 10월 초 오수인 부회장 등 그룹의 원로경영진 5명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경영진의 세대교체를 선언해 인사폭이 예상외로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승연회장도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임원은 가려내겠다"고
공언해 대부분의 임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매년 주총직전인 2월말에 인사를 단행했던 전례에 비추어 보아
올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듯.
환차손으로 주력인 대한항공의 실적이 악화되는 등 그룹 경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인사내용도 가라앉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격호회장과 신준호부회장과의 재산 분쟁이 마무리되긴
했으나 그 후유증이 인사에도 미칠 전망이다.
정기 인사는 2월로 잡혀있는데 신회장이 아직 의중을 내비치지 않아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그룹관계자의 전언.
두산은 내달 28일께 정기인사를 계획중이다.
그러나 21일 오리콤 사장은 새로 선임하는등 그간 수시로 인사를 해왔기
때문에 폭은 크지 않을 듯하다.
특히 연말인사는 관행적으로 전보대신 승진인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올해도 승진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같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