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해외진출 러시의 가장 큰 부작용은 돈을 꾸는 사람이 많아져
조달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현재 홍콩에만 75개 한국금융기관이 진출해 있다.

1년새에 약 30개가 늘었다.

올해중에만 리스사가 7개, 종금사가 14개 늘었다.

이들이 홍콩으로 몰리는 이유는 여기에 국제금융시장이라 자금이 풍부하고
한국과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다.

여기다 내년 7월 중국 반환을 앞두고 선점하자는 심리도 깔려 있다.

이처럼 한국금융기관이 몰려 나와 앞다투어 차입을 하다보니 차입금리가
올해중에 약 10~20bp(0.2% 포인트)가량 올랐다.

이른바 "코리아 프리미엄"이다.

일본장기신용은행 홍콩현지법인에 따르면 올해중에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이
올해중에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발행한 채권이 32억달러로 아시아 국가중
최고를 기록했다.

자금 공급원도 한정돼 있다.

한국자금조달의 70%를 일본계은행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은행마다 한국물에 대한 투자한도가 차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아사히은행 홍콩현지법인 츠네마츠 사장은 "한국금융기관이 대거 차입요청을
하고 있지만 선택적으로 할수밖에 없다.

전환종금사를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한국금융기관에 가장 많은 자금을 대주는 일본장기신용은행 홍콩현지법인의
후나야마 사장도 "지금은 한국계금융기관에 자금을 대줄 여유가 있지만 더
많은 기관이 나온다면 한계가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런 코리아 프리미엄을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정부가 금융기관 해외진출을 규제해서는 안된다는데
재정경제원과 금융계의 의견은 일치한다.

그래서 일본처럼 신용이 우수한 은행을 "깃발 부대"로 앞세운 "선단식
해외차입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이나 외환은행처럼 국제적으로 신용을 인정받는 우수한 은행이
싼 금리로 빌려 이를 다시 2금융권에 분배하는 방식이다.

홍콩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산업은행 홍콩현지법인 한건석 사장은 "올해중에 한국금융기관을 위해
32건의 해외차입을 주선해 주었다"고 밝혔다.

또 해외진출은 자유화하되 진출요건을 정해 우수한 금융기관이 나오도록
해 조달금리를 낮추어야 한다"(신호주 홍콩재경경제관)는 정책대안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은 많이 나가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해당금융기관이
재무구조를 건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