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시장은 외국인 장세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오르고 팔면 내리며 관망하면 보합이다.

투자여력이 소진된 투신 증권 등 기관과 증시에 정떨어진 개인들은 숨죽이고
외국인의 영향력만 높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외제 주가다.

최근 약세장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한국전력이 대표적인 예다.

외국인들은 한도 확대후 지난 20일까지 538만6,433주를 순매수, 지분율을
12.84%로 높였다.

특히 지난 6일이후 12일연속 191만9,413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한전주가는 2만3,400원(6일)에서 2만6,900원(20일)으로 15%나
뛰었다.

이 기간중 종합주가지수가 연중최저치를 경신하고 3년전으로 뒷걸음질쳤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이다.

"증시가 한전주로 간신이 지탱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은증권도 외국인의 "수혜"를 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15일연속 순매수를 기록, 30만3,500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이 주식 주가는 9,900원에서 1만200원으로 3% 올랐다.

반면 외국인의 "외면"을 받은 주식은 곤두박질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우 LG 쌍용 현대 삼성증권 등.

외국인들이 내다팔고 있는 주식의 주가는 연중 최저치에서 맴돌고 있다.

한일 제일 서울 등 은행주들도 외국인들의 "냉대" 속에 하락행진을 계속,
액면가조차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개인은 물론 기관들의 눈길이 모두 외국인을 향하고
있다.

외국인이 사는 종목은 사고, 파는 종목은 판다.

주가가 외국인 선호종목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문제는 외국인이 사고자 하는 종목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시장이 장기적으로 괜찮다고 하면서도 기회만 있으면 팔겠다"
(이종윤 선경증권 상무)는게 외국인들의 태도다.

외제 주가도 언제까지나 기대할수 없다는 얘기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