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퍼킨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전문화사회의 대두라는 관점에서
현 인류사회를 분석한 "제3의 혁명"(루틀레지 간 원제:The Third Revolution
하드커버:65달러)을 미국과 영국에서 동시에 펴냈다.

"현대 서구사회의 기원, 1780~1880(The Origins of Modern English Society,
1780~1880)"(69년 간)과 "전문화 사회의 등장(The Rise of Professional
Society)"(89년 간)에 이어 출간된 이 책은 퍼킨교수가 60년대부터 진행해온
인류문명의 새로운 흐름에 관한 연구의 완결편이다.

퍼킨교수는 3번의 커다란 혁명이 인류문명을 바꿔왔다고 말한다.

첫째는 경작을 통해 사회를 이루면서 문명의 첫 장을 연 석기혁명(The
Neolithic Revolution)이며, 두번째는 대량생산체제를 가능케 한 산업혁명
(The Industrial Revolution)이다.

그 다음에 인류사회가 맞은 혁명이 바로 농업과 공업부문의 놀라운 생산성
향상을 바탕으로 성립된 전문화사회(Professional Society)라는 설명이다.

그 속에서 저자는 지적 전문가집단의 출현에 주목한다.

20세기 중반에 시작된 새로운 변화의 핵심이 바로 이들 엘리트집단의
출현이며 이들의 동향이 앞으로의 인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관료로 대변되는 공적부문의 엘리트집단과 기업가를 중심으로 한
사적부문 엘리트간의 갈등과 이해대립은 현대 인류사회를 지탱하는 두개의
축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퍼킨교수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자유
시장체제국가들과 구소련 구동독 등 통제경제체제 국가들의 전문가집단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이들 엘리트의 자기파괴적인 욕심과 부패를 경계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구소련은 체제문제가 아니라 지배엘리트문제 때문에 붕괴됐으며 이 교훈은
현재의 서구사회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