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대부분 인터넷에 자사 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기업홍보도 사이버 시대를 맞이한 셈이다.

쌍용그룹 역시 예외가 아니다.

쌍용그룹의 홈페이지(http://www.ssy.co.kr)는 그러나 다른 기업 홈페이지
와 구별되는 특이한 점이 있다.

고객의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쌍용에게 바란다" 코너가 대표적인 예.

"쌍용에게 바란다" 코너는 쌍용그룹 계열사 제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장이다.

이 코너는 쌍용상품에 실망한 사람, 제품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 쌍용의 기업운영 방식에 불만이 있는 중소기업 등에게 개방되어
있다.

"사이버 민원실"인 셈이다.

최근 충남대 재학중인 김진구라는 학생은 이 코너를 통해 "아버지가
코란도 자동차를 운전하는데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쌍용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쌍용그룹 종합조정실의 이상찬 과장은
"매주 1회씩 이 코너를 통해 접수되는 불만사항을 정리, 김석준회장에게
보고한다"며 "대부분의 불만사항이 쉽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쌍용홈페이지는 최근 입사시험철을 맞아 대학생들의 검색수가 부쩍 늘었다.

쌍용그룹 계열사들의 채용규모, 시기, 보수등의 질문이 쇄도했다.

일부 학생은 자신이 00대학 000라고 소개한뒤 "쌍용자동차에 시험을
치르려하니 면접시험에서 제 이름을 꼭 기억해 주세요"라는 애교성 부탁을
하기도 했다.

쌍용홈페이지는 그룹소개 뿐만 아니라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코너(쌍용
겔러리)도 마련돼 있다.

이 페지를 찾아가면 성곡미술원이 최근 개최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전"
"북구 포스터 명작전"에 소개된 작품을 감상할수 있다.

쌍용홈페이지는 또한 "볼만한 웹사이트" 코너를 마련, 넷티즌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이 코너에게 들어가 특정 사이트를 클릭하면 직접 해당 사이트로 들어간다.

쌍용그룹 홍보팀은 요즘 홈페이지 수정작업에 한창이다.

인터넷 주 고객층인 젊은이들을 겨냥, 홈페이지의 디자인과 내용을 대폭
바꾸기로 했다.

이과장은 이와관련, "쌍용그룹에 대한 홍보는 가급적 줄이는 대신
젊은이들이 즐길수 있는 흥미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설될 "젊은 그대" 코너는 대표적인 케이스.

쌍용은 이 코너에 대학생 이벤트, 테마 문화유산 순례, 채팅을 위한 나도
한마디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업홍보형태가 일방적인 내용 전달이 아닌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우덕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