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은 국내 그린관광지이다.

지도를 펴들고 보면 울진군의 위치가 남도의 땅끝마을이나 강원도의 깊은
산골짜기처럼 오지가 될 이유도 없지만 태백산맥의 준령이 가로막아 접근이
어려웠던 곳이다.

그래서 울진에는 원시의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다.

공기는 너무나 맑아 폐부가 시릴 정도이고 도시의 회색 나무색갈에 익숙한
도시인의 눈엔 울진군 산기슭의 나무잎들은 동해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의 푸른 비늘처럼 싱싱하게 빛난다.

산자락을 오르다 반경 500m 이내에 사람이 나타나면 "냄세"를 느낀다는
현지주민의 말이 전혀 과장되게 들리지 않은 이유이다.

울진군만큼 관광자원을 풍요롭게 보유한 군도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서쪽으론 1,000m이상의 험준한 산들이 태고의 모습을 감추고 있고 동쪽으론
망망대해가 끝없이 펼쳐 있다.

부서지는 포말에 금빛 모래가 반짝이는 해변의 길이만도 국내 군중 최장
으로 80여km가 넘는다.

높은 산과 바다사이에 백암, 덕구등 2개의 자연온천과 "지하소금강"이라
불리는 성류굴, "한국의 그랜드캐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의 절승지
불영계곡이 보석처럼 담겨져 있다.

해안도로의 90%가 바다를 끼고 도는 해변가는 관동8경중 2경(망향정과
월송정)을 갖고 있을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다.

무공해바다와 산에서 나는 먹거리도 풍부하기는 마찬가지다.

오지라 하지만 지난 85년 36번국도가 포장된 뒤로 불영계곡이 관광명소로
떠올랐고 지난 7월에는 924번 지방도로의 산정상 비포장도로구간의 포장이
이루어져 백암쪽으로의 접근이 한결 용이해 졌다.

시끄러운 위락단지가 필요없는 진정한 여행객이라면 울진을 찾아갈 볼
일이다.

[[[ 온천산책 / 산행 ]]]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은 각각 울창한 산림을 자랑하는 백암.응봉산자락에
위치, 온천과 산책을 번갈아 가면서 건강을 재충전할수 있는 휴양지이다.

북쪽에 위치한 덕구온천은 원래 국내에서 단 하나밖에 없던 자연용출온천
으로 해발 500m 협곡암반사이에서 섭씨 41.8도의 용출수가 솟구쳐 야외
(노천) 온천탕으로 유명해졌던 곳.

그러나 지난 84년 9월에 있었던 집중호우로 골짜기가 무너져 내려 낭만적인
분위기의 노천탕은 사라졌다.

지금은 원탕으로부터 4km 떨어진 덕구2리 마을로 송수관을 통해 물을
끌어내려 온천욕을 하고 있다.

덕구온천의 천질은 약알카리성 단순천.

온천수는 맛이 없고 냄세도 나지 않으며 색깔도 없는 특징을 갖고 있어
음용하기에 적합하다.

피부병에 매우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또 일반적인 효과외에 잠수, 등산, 운동후의 근육.신경마비에 특효라고
한다.

덕구온천 관광호텔 공중탕에서 원탕을 향해 뻗은 계곡이 덕구계곡
(원정골)이다.

기암괴석과 삼림이 어우러진 멋진 골짜기로서 온천전후의 산책코스로
적격이다.

원탕까지는 약 4.5km로 왕복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가는길에는 1.6km 지점에 있는 용소폭포가 절경이다.

각각 10m 두단의 물줄기로 이루어져 있으며 폭포위에 이어진 3개의 못과
폭포아래의 마당소가 온천욕으로 달구어진 몸과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식혀
준다.

덕구온천관광호텔의 강윤석이사는 "용소폭포은 가물때 울진군에서 기우제를
올리는 곳이며 덕구계곡에는 온천개발과 관련, 응봉산의 여신에 얽힌 신비한
설화가 많다"고 말했다.

응봉산(999m) 정상까지의 등산에는 왕복 6시간정도 걸린다.

현재 새로운 호텔과 콘도, 여관부지조성공사를 하고 있는 덕구온천관광
호텔은 현재의 호텔옆 공간에 노천탕을 설치할 계획이어서 내년초에는
노천온천욕이 가능할 전망이다.

덕구온천에는 107실의 덕구온천관광호텔(0565-82-0677)을 비롯콘도등이
있고 진입로 주변에는 민박집들도 여러채 있다.

남쪽에 있는 백암온천의 천질은 방사능 유황천으로 덕구온천에 비해 훨씬
매끄러운 느낌을 준다.

평균 수온은 섭씨 48도이고 알카리성으로 피부병, 신경통, 중풍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백암한화콘도의 홍정표본부장은 이와관련, "좌골신경통으로 목발을 짚는
신세였던 정광수씨(충무공 연구소 소장)가 사원교육강의 차 백암에 왔다가
1년간 지속해서 온천욕을 한 결과 완전히 건강해 진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근래 수량이 줄어들었다는 소문도 있었으나 지난 15일 백암한화콘도에서
4차 시추공의 통수식을 갖는등 새로운 온천수를 개발, 원수를 풍부하게
공급하고 있다.

백암온천마을에서 1km쯤 떨어진 백암한화콘도뒤편으로 백암산(1,004m)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마련돼 있다.

산책정도에 그치려면 해발 600m의 백암폭포코스를 택하는게 좋은데 왕복
2시간정도 잡으면 충분하다.

조각난 흰돌이 널려져 있는 백암산정상코스는 왕복 4시간30분정도 걸린다.

정상에서 선시골을 내려다 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정상에서 서북쪽 합수곡으로 내려가면 전인미답(?)의 선시골계류가 시작
된다.

수많은 바위와 격류가 흐르는 장장 12km 계곡을 따라 내선미마을까지
내려가는 길은 원시의 신비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비경이다.

시간여유가 있는 사람을 꼭 탐사를 해 볼 곳이다.

10여개가 넘는 폭포와 소가 이어져 있는데 등산로가 개발되지 않아 계곡과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며 좁은 길을 혜쳐가야 하기 때문에 내려가는 시간도
3시간40분이나 걸린다.

관광호텔이 하나뿐인 덕구온천과는 달리 백암온천은 소도시를 이룰 정도로
숙박업소와 음식점, 유흥업소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관광호텔급으론 백암한화콘도(0565-787-7001)를 비롯 성류파크호텔,
백암관광호텔, 백암동해호텔, 백암고려호텔들이 있다.

[[[ 성류굴.불영계곡(불영사).망향정.월송정 ]]]

성류굴은 근남면 구산리의 성류산(199m)아래 바다에 연한 천연동굴이다.

1년에 0.4mm씩 자라 2억5,000만년의 나이를 자랑하고 있는 성류굴은
아름다운 석순과 종류석이 잘 발달된 석회암 천연동굴.

전장 472m에 5지12광장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현재 10광장까지 관람할 수
있다.

울진군은 성류굴 입구에 인공호수와 위락시설등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중
에 있다.

불영계곡은 장장 15km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아름답고 장엄한
계곡이다.

바닷가에서 접근하면 그중에서도 삼근2리에서 불고개를 넘어 건장교에
이르는 약 8km 구간이 더욱 절경이다.

드라이브를 하면서 봐도 무릉도원을 연상시킨다.

전망이 좋은 곳에 2층 팔각정인 선유정과 불영정이 세워져 있어 차를
세우고 계곡미를 완상할수 있다.

불영계곡의 중심부에는 불영사가 있어 불영계곡의 아름다움에 의미를
더해 준다.

비구니절인 불영사는 30여명의 납자가 수행하는 선학원이 있는등 고즈넉한
분위기가 돋보이지만 스님과 신도가 같이 수행하는 대강당을 신축하는등
활발할 불사를 추진하고 있다.

망향정은 동해가 한눈에 환히 펼쳐지고 월출, 일출의 장관은 물론 고깃배를
따라 휘도는 갈매기의 풍경이 한폭의 그림 그대로이다.

월송정은 달밤에 송림속에서 놀았다고 하여 월송정이라 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울진군청의 임영득관광계장은 월국에서 종묘를 가져다
심었다 하여 월송정이라고 이름한 것이라고 알려준다.

<노웅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