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국빈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은 21일 "북한은 하루속히 개방과
협력이라는 세계 조류를 인식해야 하며 베트남의 개방과개혁을 통한 국가
발전 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오후 숙소인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가진 교포간담회에서
"북한은 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의 평화통일 노력에 호응하는 것만이 북한의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베트남지도자들과 21세기 미래를 함께 열어가기 위해 두
나라의 우호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한국전용공단 설립,
메콩강유역 개발, 베트남 과학기술센터 건립 등은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를
구축하는 굳건한 초석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낮 대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민간경협위
오찬연설에서 "한국은 베트남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소중한 산업화 경험을
나눠 갖겠다"며 "베트남이 필요로 한다면 우리나라의 각계 전문가들을 보내
개발전략에 자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우리는 이제 아시아를 비롯,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응분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면서 "한국은 베트남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회간접자본건설과 중화학공업 육성에 흔쾌히 참여하고 철강.
정유.전력.정보통신 분야에서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베트남의 아.태경제협력체(APEC) 가입을 적극 지지하며
메콩강유역 개발에 기꺼이 참여하겠다"면서 "베트남은 한국기업의
인도차이나 반도 진출에 튼튼한 가교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오전 베트남 주석궁에서 농 둑 만 국회의장과 보 반 키엣
총리를 각각 만나 한.베트남간 경제협력 확대방안 등을 협의했고 오후에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한.베트남 합작 TV브라운관 제조업체인 오리온
하넬공장을 시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