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에는 낭만적 의상이 세계 패션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하늘하늘한 실크로 만든 검정색 캐미솔(끈없는 여성용 속옷상의)과 빨강색
꽃무늬의 슬립형 스커트 "베르사체", 연보라색 꽃무늬의 소매없는 원피스
"이스탄테", 표범무늬 시퐁가운과 하늘색 랩스커트 "돌체&가바나"...

이달초 막을 내린 97 춘하 밀라노컬렉션에서는 속옷모양 디자인과 하늘하늘
하고 비치는 소재, 그리고 화려한 꽃무늬로 여성미를 한껏 표출한 의상이
대거 등장해 "여성미의 부활"을 예고했다.

밀라노컬렉션은 전통적으로 실용의상과 남성풍 정장의 본거지.

그런 밀라노에서 극도로 여성적인 스타일을 내놓자 세계 패션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런 성향을 가장 눈에 띄게 드러낸 브랜드는 "돌체&가바나"와 "베르사체".

이들은 브래지어를 드러내 니트웨어와 매치시키거나 슬립모양을 그대로
살린 드레스 등 란제리룩을 내놔 호평받았다.

깔끔한 커리어우먼 정장으로 잘 알려진 질 샌더가 여기 동참한 것도
관심거리.

시퐁소재 튜닉풍 드레스를 내놓은 그는 "강한 여성에게도 연약하고 부드러운
측면이 있다.

나는 "베이비 돌(어리광과 교태를 동시에 부리는 여성형)"과는 다른 섹시함
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런 옷"으로 잘 알려진 아르마니는 특유의 단순한
실루엣에 반짝거리는 소재와 섬세한 자수를 매치시켜 "역시 아르마니"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