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스타일의 멋과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상쾌함.

오픈카만이 가질수 있는 매력이다.

국내에서도 오픈카시대가 열린다.

기아자동차가 이미 컨버터블형 스포츠카인 엘란을 내놓았고 대우자동차도
지난 15일 소형차 라노스 신차 발표회에서 라노스의 컨버터블형인
"까브리올레"를 선보여 일반인의 관심을 끌었다.

기아 대우에 이어 현대자동차도 현재 시판중인 티뷰론을 기본으로 한
티뷰론 컨버터블을 이미 개발해 그 생산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오픈카를 내놓은 지는 사실 오래됐다.

기아가 지난 91년 도쿄모터쇼에서 국내 메이커로서는 처음으로 세피아
컨버터블을 발표했고 현대도 바로 다음해 스쿠프 컨버터블을 미국에서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었다.

대우는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오픈형 컨셉트카 "No.1"을 선보였다.

그러나 오픈카가 일반에 본격적으로 시판되기 시작한 것은 기아의 엘란이
나오면서부터다.

엘란은 기아가 지난 94년 영국 로터스사로부터 기술및 생산.판매권 일체를
인수해 생산한 모델로 2인승 정통 스포츠카이다.

스포츠카의 개념을 충실히 살려 차체 높이가 1,270mm로 국내에서 양산되는
차종중 가장 낮으며 1.8l급 DOHC엔진을 사용, 최고출력 151마력에 최고시속
220km까지 낼수 있다.

수동식으로 벗길수 있는 소프트톱 방식의 지붕을 적용, 오픈카의 매력을
만끽할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엘란은 나오면서부터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층에 인기를
얻어 매월 30여대가 넘게 팔리고 있다.

기아는 30~40대 구매력 있는 계층이 주고객이란 점에서 이 차의 주공략대상
을 중년층으로 설정한 당초 방침이 맞아 떨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라노스 신차 발표회에서 첫선을 보인 라노스 까브리올레도
세련된 스타일로 발표회장을 찾은 일반인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1,600cc급 배기량에 112마력 DOHC엔진을 얹은 4인승 컨버터블 라노스
까브리올레는 실용성과 함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외관이 특징이다.

대우는 이 차를 98년부터 연간 2만대씩 생산, 일반에 공급할 계획이다.

가격은 1,000만원대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는 이미 시험제작을 끝낸 티뷰론 컨버터블을 조만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아직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아래 그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티뷰론 컨버터블은 아반떼의 파생차종이지만 스타일은 티뷰론보다 훨씬
날렵한 형태를 띠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의 경우 나쁜 도로여건과 공해 등의 이유로 오픈카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시장수요도 불투명하고 채산성도 맞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점점 다양해져 오픈카의
수요도 늘고 있다"며 "지난해만해도 거의 팔리지 않던 외제 컨버터블 판매가
올들어 부쩍 늘어난 것은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