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은 지난 9월 39명의 박사를 신규 심사관으로 특채했는데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박사를 정부기관에서 채용하기는 정부수립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로써 특허청은 기존의 박사를 포함, 모두 47명의 박사를 보유해 정부
내에서 박사가 가장 많은 "박사청"이 된 것이다.

이번에 채용된 박사들은 180여명의 응모자중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발됐는데 35세 이하가 33명으로 채용인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기업연구소에서 근무한 사람도 14명이나 되고 재색을 겸비한 여자박사도
7명에 이른다.

최근들어 반도체 생명공학 신소재 등 첨단분야의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기술선진국의 특허출원이 크게 증대함에 따라 선진심사체제 강화와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우수심사관 확보가 시급한 과제다.

더욱이 심사처리기간 단축 못지 않게 특허의 신뢰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심사의 질을 높일 필요성이 크게 증대하고 있다.

이에따라 세계 주요국 특허청은 우수심사관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특허를 생산하고 있는 유럽 특허청(EPO)의 심사관은
영어 독어 불어는 반드시 해야 하고 자기 전공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실력을
가진자로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채용된다.

물론 이들은 평균적으로 보통 샐러리맨의 3배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 있을
뿐 아니라 그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 특허청도 어려운 여건속에서 심사관의 능력배양과 우수심사관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매년 40명 이상의 심사관이 국내외 전문기관에서 연수를 받고 있고 우수
대학출신의 기술고시 합격자를 매년 상당수 확보해나가고 있다.

박사급 심사관의 수혈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내 최고의 민간연구소에서 들어온 어느 박사심사관은 "연봉이 절반이상
줄더라도 국내외 최고의 기술을 최초로 접할 수 있다는 긍지로 일하겠다"고
의욕을 나타낸다.

그러나 청장의 입장에서는 이들의 능력에 걸맞는 처우를 해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심사수당 만이라도 현실화 해줘야 할텐데...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