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0년~94년중 우리나라의 임금비용상승률은 7.67%(제조업 기준)로
싱가포르 대만등 경쟁국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비용상승률은 명목임금상승률에서 생산성향상률을 뺀 값으로 임금부문
의 경쟁력을 표시하는 중요지표중 하나다.

25일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한국 대만 미국 일본 싱가포르등 5개국의
산업별 임금변화를 조사한 "임금및 임금비용의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제조업분야의 연평균 임금비용 상승률은 7.67%로 일본의 0.26%,
미국의 0.58%, 싱가포르의 3.34%, 대만의 4.07% 등에 비해 훨씬 높았다.

생산성향상 속도에 비해 명목임금이 훨씬 큰 폭으로 올라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이 기간중 제조업 부문의 생산성이 연평균 7.20% 향상돼 비교
대상국들 가운데 가장 높았으나 명목임금상승률이 14.87%로 생산성보다
2배이상 증가, 실질적인 경쟁력은 오히려 퇴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일본은 생산성이 연평균 3.43% 향상된 반면 명목임금 상승은 3.17%에
그쳐 임금비용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생산성 향상 3.43%에
명목임금 상승 4.01%로 나타났다.

제조업 외에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한국은 광업의 연평균 임금비용상승률이
5.71%, 도소매.음식.숙박업이 8.22%, 운수.창고.통신업이 6.07%, 금융.보험.
부동산업이 11.33%로 5개 비교대상국 중 가장 높았으며 건설업만이 8.22%로
대만의 9.14%보다 낮아 2위를 기록했다.

또 제조업의 업종별 임금비용을 비교하면 섬유의복.가죽제품업이 15.10%의
가장 높은 임금비용상승율을 기록했으며 기계장비제품업이 12.69%,
제1차금속이 9.26%로 뒤를 이었다.

또 제조업은 9개 전업종에서 임금비용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한편 같은 기간중 우리나라전산업의 임금상승률역시 연평균 11.59(운수.
창고.통신업)-14.54%(제조업)로 비교대상국중 가장 높았다.

이에따라 절대임금도 미국과 일본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싱가포르및 대만과는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결국 우리나라는 비교대상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수준에도
불구하고 그 증가율이 타국에 비해 크게 높은데다 생산성을 뛰어넘는 임금
상승으로 국내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권수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