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소산 박대성씨(51)가 27일~12월7일 서울 관훈동 가나화랑
(733-4545)에서 개인전을 연다.

독학으로 화풍을 개척해 독자적인 실경산수의 세계를 구축, 각광을 받아온
박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천년고찰 불국사를 중심으로 한 경주 일대의 불교
관련 문화유산을 집중 스케치한 작품 30여점을 출품한다.

"한동안 수묵기조에 설채를 가한 작품들을 많이 그려왔습니다.

그러나 은은한 묵향과 한국적 정신세계가 깊이이게 배어있는 전통수묵의
참맛에 다시 이끌려 수묵으로의 회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흑과 강한 색채의 조화를 시도하던 필법에서 벗어나 다시 고담한 격조를
강조한 수묵의 세계로 몰입하게 됐다고 밝힌 그는 여기에다 단조로우면서도
더욱 장중한 화풍을 가미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천년배산-불국사" "불국설경" "불국야월" "적설" "석탑야색" 등 출품작들은
대부분 100~500호 규모의 대작들.

서울과 현지를 오가며 3년여에 걸쳐 완성한 작품들은 현실적인 경관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산수화가 지니고 있는 품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한국화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준다.

"다양한 실험을 거친 끝에 수묵으로 회귀하는 과정자체가 더욱 깊은 정신
세계로의 몰입을 의미하는 것같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도 수묵위주의 작품에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17세때부터 화필을 잡기 시작, 잠시 남정 박노수 화백에 사사한
것을 제외하고는 독학으로 기량을 닦아왔다.

79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모두 16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