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기국회 중반이후 여야간에 큰 쟁점이 돼왔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비준동의안의 처리는 이미 여야총무간에 표결처리키로 합의된 상황이어서
26일 본회의에서는 형식적인 여야의원들의 찬반토론에 이어 기립표결로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신한국당은 이날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OECD 가입과 관련해 의원
개인별로는 다소 다른 입장이더라도 당론에 따라 전원 찬성표결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이탈표 방지를 위한 막바지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측은 이미 찬성하기로 당론을 정하기는 했으나 당소속 의원들의
개별적인 찬반표결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측은 그러나 의원식당 등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일단
반대한다는 당론을 정한 이상 개별행동없이 전원이 반대표결에 참여토록
당부했다.

이날 신한국당의 이강희 이신범 차수명의원, 민주당 이규정의원 등은
찬성토론에, 국민회의 장재식 박광태 김영진의원, 자민련 변웅전 이인구의원
등은 각각 반대 토론에나서 각 당의 입장을 대변했다.

찬성론자들은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면서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했고, 반대론자들은 가입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후속조치 미흡
등으로 가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차수명의원은 "OECD의 기본 이념인 다원적 민주주의, 개방적 시장경제,
인권존중의 사회달성은 국회가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며 "OECD에 가입
하면 정부정책이 더욱 투명해지고 규제완화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신범의원은 "OECD가입은 이를 슬기롭게 활용하기만 한다면 우리가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구조를 개편 하는 기반을 닦을수 있는 등
제2의 국가도약을 이룩할수 있는 계기로 삼을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의원은 가입의 긍정적인 효과로 <>국제질서 형성 논의과정 참여를 통한
국가경쟁력 향상 <>정보통신 과학기술 등 최신 정보를 활용에 따른 선진화
촉진 <>대외이미지 향상 <>세계무대에서 외교적 발언권 강화 <>통일안보적
차원에서 국제적 유대강화 <>국민의식 선진화 촉진 등을 들었다.

이규정의원은 "우리 당은 경제의 어려움 등을 감안, OECD 가입이 시기상조
라는 우려를 지금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OECD 가입절차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가입 여부에 대한 논쟁을 지양하고 부담의 최소화, 효과의
극대화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원은 또 "이번 가입이 정부규제 완화와 각종 제도를 선진화하는 계기가
될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와함께 대승적이고 대국적인 견지에서
진짜 국익을 위하고 경제를 걱정한다면 OECD 가입을 민족사의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재식의원은 "언젠가는 가입해야 하나 문제는 시기"라며 "우리 국제경제력
은 추락할대로 추락해있어 각 경제주체가 충분히 대응책을 마련할 때까지
가입을 유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광태의원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는 연내 가입은
반대한다"고 전제한뒤 OECD가입은 특히 자본시장 자유화로 원화절상 물가상승
임금상승과 국부 유출을 초래해 경제의 안정적 기조를 해치고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박의원은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에 따라 우리나라는 국제 통상협상
에서 개도국의 지위를 상실, 통상협상에서 부담이 가중될수 밖에 없다"며
"중소기업 지원 보조금의 폐지로 열악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진의원은 "가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준비를 갖출 때까지
전면보류되어야 한다"며 <>OECD 가입에 따른 손익계산서 부재 <>농산물시장의
개방확대 우려 <>각종 환경협약에 대한 대응방안 미비 등을 반대 이유로
들었고, 이인구의원은 "지금은 위기에 처한 우리 경제를 치유하는데 전력할
시기로 우리 스스로가 OECD 가입 요건에 맞도록 준비하고 체질화한 뒤에
가입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 김선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