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로 구속됐던 인기 탤런트 신은경씨(23.여)가
구속적부심을 통해 풀려난뒤 담당 재판장인 서울지법 형사항소7부
정덕흥 부장판사에게 항의및 협박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장판사는 "신씨의 석방 이후 사무실에 걸려오는 항의 전화로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이며 집에서도 협박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음주운전
사고로 구속됐었다는 한 시민은 집으로 전화를 걸어 음주운전 사고 구속자
단체를 결성해 끝까지 괴롭히겠다는 협박까지 했다"고 말했다.

정부장판사는 "항의의 주요 원인이 된 "신씨가 연예인으로서 열심히
생활했다는점이 고려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초범이고 피해자와
합의된 점,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주로 고려한 것"
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개정 형사소송 규칙의 취지인 불구속 수사
및 재판원칙이 자리잡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부장판사는 "구속이 곧 처벌은 아니며 다만 피의자의 도주와
증거인멸을 막기위한 구금에 불과한데 수사나 재판의 편의를 위해 구속을
이용해온 지금까지의 잘못된 관행은 깰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의 사태는
잘못된 구속 관행이 우리사회에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지를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법 형사항소7부는 25일 음주 운전에 뺑소니로 구속된 시민
황모씨(27)의 구속적부심 신청사건에서도 이같은 이유로 황씨를 석방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