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가 일제히 무이자할부판매에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판매가
회복되지 않아 재고증가와 판매비용증가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현대자동차는 지난 20일부터 무이자할부판매에 들어간 이후 일일
평균 계약대수가 조금씩 늘어나기는 했지만 당초 목표치에는 훨씬 못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무이자할부판매 실시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아 무이자할부를 실시하기 전에 잡았던 목표치정도를 겨우
달성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부터 무이자할부판매에 들어간 기아자동차와 21일부터 실시한
대우자동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각사는 27일 현재까지 판매가 지난달보다 늘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무이자할부판매에도 불구하고 자동차판매가 이처럼 저조한 것은 전반적인
불경기에다 각사가 올들어 차값을 내리고 할부기간을 연장하는 등 꾸준히
판매조건을 완화해 고객들의 대기수요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사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무이자할부판매에 나섰지만
효과는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아 재고는 줄지않고 비용손실만 늘어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라며 "연말까지 판매부진이 지속될 경우 최후
수단인 조업단축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