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를 제외한 주요 비철금속가격이 내년에는 일제히 상승할 전망이다.

영국의 리먼브러더스, 호주의 매커리증권, 동양선물 등 국내외 주요 투자
컨설팅업체들은 올해 전반적으로 약세였던 대부분의 비철금속가격이 내년
에는 올해보다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와튼계량경제예측연구소(WEFA)등 유수의 경제전망기관들이 내년도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제성장율을 올해(2.6%)보다 높은 3% 내외로 추정함
에 따라 실물수요증가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 주식시장에 몰렸던 투자자중 상당수가 리스크경감을 목적으로
주식과 원자재에 분산투자하는 경향마저 확연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알루미늄의 경우 내년에 세계적으로 소비증가세가 뚜렷해질 대표적인 품목
이다.

경기회복으로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개도국들의 실물 및
비축수요가 왕성해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공급부문에서는 각국제련소가 유휴시설의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지만 신규
설비부족으로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알루미늄시장에는 4만-8만t가량의 공급부족이 예상된다.

알루미늄가격(현물기준)은 최근 t당 1천5백달러선에서 내년에는 평균
1천5백5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건축재료 및 자동차차체 등의 도금원료로 사용되는 아연의 시황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회복으로 내년도 수요가 올해보다 3.6% 증가한
6백35만t에 이를 것이다.

반면 광산이나 제련업체들의 내년도 예상공급량은 6백24만5천t으로 10만t의
공급부족현상이 초래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아연현물가격도 올해평균 t당 1천44달러선에서 내년에는
1천2백88달러로 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금년초 자동차배터리고장 특수 등으로 예상외 강세를 보였던
납가격은 내년에도 초강세를 시현할 전망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재고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데다 올겨울
에도 배터리교체수요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

반면 제련업체들은 내년중 신규설비를 도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물량부족은 심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납가격(현물기준)은 올해평균 t당 8백4달러에서 내년에는 t당 8백70-
8백90달러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구리시장은 다른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스미토모상사의 부정거래파문으로 t당 1천8백달러선까지 폭락했던
구리가격은 내년에도 약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다른 비철금속과 달리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광산업자와 제련업자들이 지난해부터 생산설비를 확충한 결과 내년도 예상
공급초과량이 10만t을 상회할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리가격(현물)은 올해 평균 t당 2천2백20달러에서 내년에는
평균가격이 1천8백70달러선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컨설팅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시황이 이같이 전개될 것이지만 돌발악재
출현 등 시황급반전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적시에 매기를 포착하는
일이야말로 거래차익을 거두는 지름길이라고 충고한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