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이 3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경기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는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돼 내년 3.4분기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국내 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지난 3.4분기중
실질국내총생산(GDP)은 작년동기보다 6.4% 성장, 지난 93년 2.4분기(4.9%)
이후 3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들어 GDP 성장률은 <>1.4분기 7.9% <>2.4분기 6.8% <>3.4분기 6.4%로
갈수록 낮아져 지난 9월까지 7.0% 성장률을 기록했다.

팽동준 한은 조사제2부장은 "4.4분기 GDP 성장률이 6.4%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올 연간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6.8%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팽부장은 "성장률이 3~4% 수준으로 떨어졌던 다른 경기 수축기와는 달리
이번엔 성장률이 5%이하로 낮아지는 급격한 경기 수축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6%를 전후한 성장이 상당기간 계속되는 경기 침체 장기화현상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3.4분기중 산업생산은 6.5% 성장했다.

제조업은 7.0% 성장률을 기록, 지난 2.4분기(6.5%)보다 다소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화학공업은 10.5% 성장한 반면 경공업은 3.7% 감소해 경기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물량기준 상품수출 증가율은 8.3%에 그쳐 지난 94년 1.4분기(7.5%)이후
27개월만에 한자릿수 증가율로 하락했다.

또 지난 2.4분기까지 GDP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민간소비지출 증가율도
6.0%로 하락,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특히 상품재고는 반도체가 1백10% 증가하는 등 2.5%나 증가,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재고 정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대기업의 공장 증설을 위한 마무리투자가 집중되면서
작년 4.4분기(1.5%)이후 가장 높은 8.7% 증가를 기록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