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GE의 합작은 LG의 글로벌전략과 GE의 아시아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LG전자는 2000년대 세계적인 초우량 전자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해이래
미국 제니스사를 인수하고 IB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등 공격적인 경영을
해왔다.

이번에 다시 GE와 손잡게 됨으로써 AV기기, 컴퓨터, 백색가전등
각분야에서 저마다 세계굴지의 브랜드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양사의 협력은 총수간의 친분관계에서 비롯됐다.

구본무LG그룹회장과 GE의 잭웰치회장은 오래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
구회장은 방미때 잭웰치회장을 방문하고 잭웰치회장도 내한하면 꼭 구회장을
찾곤 했다.

구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1,2위를 하지 못하는 사업분야는 과감히
포기한다"는 경영전략을 구사하는 잭웰치회장을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이라며
"LG그룹은 GE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양사는 그동안 "정신적인 합작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이번에 실질적인
합작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LG가 냉장고공장을 합작 건설키로 한 것은 앞으로 양사간에 이뤄질
협력관계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사는 전자를 중심으로 한 업체라는 점에서 유관분야가 많아 협력가능
분야가 매우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중 먼저 대형냉장고분야를 선택한 것은 소득수준 향상으로 시장이
급속히 커지는 데다 LG의 판매망과 생산노하우 GE의 우수한 기술력을
합칠 경우 국내외시장에서 공세적 입장에 설수 있기 때문이다.

GE는 그동안 냉장고를 한국시장에 단순히 수출 판매해왔는데 한국에서
직접 생산할 경우 한국시장은 물론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시장 공략에
유리한 입장에 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냉장고분야 합작 성과에 따라 앞으로 세탁기등 여타
가전분야로 합작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2005년 매출을 60조원(전자소그룹포함)으로 잡고 세계를
10대권역으로 나눠 세계적인 기술력의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전략인 "도약2005"를 세워 실행중이다.

이를위해 세계굴지의 업체와 합작은 몰론 기업인수와 합병등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GE는 발명왕 에디슨이 1878년 설립한 에디슨전기회사를 모태로한 기업으로
가전 우주항공 금융 의료기기 방송 정보서비스등 13개 부문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올 7월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세계 1천대기업을 선정한
결과 GE가 세계 최대기업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