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매각에 난항을 겪었던 삼풍백화점부지가 28일 미원그룹에 팔리면서
서울시는 일단 큰 부담을 덜게됐다.

지난해 6월29일 벌어진 삼풍백화점참사 희생자에 대한 보상금마련을 위해
부지매각에 나섰던 서울시는 그동안 원매자가 나서지 않아 가슴앓이를 해
왔던 것이 사실.

서울시는 4천억여원에 달하는 삼풍사고보상금을 일단 상업은행으로부터
빌려 유가족들에게 지급한뒤 위탁관리하고 있던 삼풍소유부동산을 매각해
갚는다는 계획으로 매각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 7월12일 실시된 첫 공개입찰에서 예상을 깨고 기업들이
참사가 발생한 곳이라는 이유로 단 한명의 응찰자도 없고 3차에 걸친 입찰
과정에서도 모두 매각이 무산됐다.

이에따라 삼풍백화점부지 입찰예정가도 1차공매때 2천6백81억원에서
갈수록 떨어져 이번 4차때는 1천9백54억원까지 내려앉았고 하루
이자부담만도 1억4천만원으로 서울시는 상당한 금융압박을 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 최근 경기침체까지 이어지자 조만간 팔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추경예산에 2천6백억원의 부지매입비를 책정, 시가 직접 사들인후
추후 재매각하겠다는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4차매각을 앞두고 거평그룹 미원그룹 나산그룹등이 매각
검토의사를 전해오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삼풍백화점 소유주인 이준씨의 부동산 가운데 보상용으로 현재 매각된
것은 삼풍백화점부지를 포함해 모두 13건, 2천87억원이다.

미매각부동산은 청평화상가 삼풍아파트분구용지 제주도여미지식물원및
별장 대구임대아파트등 모두 5건으로 1천3백억여원이다.

하지만 모두 매각되더라도 전체금액은 3천억여원에 불과,시의 금융부담은
여전할 것 같다.

<김준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