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 중심의 기형화된 대전지역 산업구조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서서히 지역특성에 맞는 산업구조로 변모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와 철도가 집결돼 교통의 대동맥 구실을 하는 지리적인 특성을
최대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중소기업들이 대덕연구단지내 연구소와 협력을 통해 첨단기술을
산업화하고 있고 연구원들의 발빠른 창업도 지역경제를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

충남대 염명배교수는 "대전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을
천덕꾸러기로 만들 것이 아니라 미래에 적합한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비스산업을 교통 물류 과학기술 정보통신등 지역특성에 맞게고도화시켜
차별화된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주장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대전지역 물류산업은 확대일로에 있다.

LG와 선경이 최근 대전공단에 최신식 물류시설을 갖췄고 콜롬버스등
상당수의 유통전문업체들도 물류센터를 만들고있다.

더욱이 계룡신도시의 왕대공단에 입주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물류시설을
갖추는등 공단전체가 물류전용공단으로 개발되고 있을 정도다.

대전상공회의소 신가현부회장은 "심각한 교통난으로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어 교통 요지에 물류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들의 과제가
됐다"면서 "교통요지인 대전은 물류산업을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의한다.

대전시도 오는 2000년까지 대덕구 대정동에 16만평 규모의 물류센터와
유성구 노은동에 3만2천평 규모의 제2농수산물 도매시장을 건립키로
하는등물류산업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류비가 많이 들수록 기업은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물류사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시차원에서물류산업을
특화하려고 한다"는 대전시 박성효지역경제국장의 이야기는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기업들과 연구소와의 활발한 산연협력도 대전지역 경제에 활력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디젤기관차용 동력부품을 생사하는 삼영기계와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영화의료기제작소는 한국표준연구소와, 염색업체인 대흥염색은
한국화학연구소와 기술개발협력을 하는등 협력분위기는 대다수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삼영기계 한금태사장은 "중소기업이 스스로 기술개발을 하는데는
연구인력이없어 어려우나 최근들어 연구소와의 협력이 활성화되면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일찌감치 산연협동을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또 첨단기술을 보유한 대덕연구단지 연구소 출신 연구원들의 창업도
눈부실정도다.

지난 89년부터 연구원창업이 본격화된 이후 지금까지 40여개의 기업이
창업했는데 이들 업체들은 모두 레이저 항공및 자동차 의약품등 첨단기술의
산업화에 성공하고 있다.

원다레이저(의료용 레이저기기), 다림시스템(엔진용 밸런싱장비),
덕인(3차원측정기), 아펙스(반도체장비), 유니크테크놀로지(슈퍼컴퓨터)
등이 대표적인 연구원 창업기업들이다.

한국과학기술원 기술혁신센터 박광섭과장은 이들이 지역경제를 이끌어갈
핵심기업으로 성장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전지역경제의 회복은 기업특화전략과 함께 지역사정에 걸맞는
산연협동이 성장의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대전=이계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