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네덜란드 정부는 29일(한국시간) 포커사 매각을 위한 삼성그룹과의 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했다.

한스 위저스 네덜란드 경제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측이
포커사 인수협상에 제3의 인수자를 동참시킬 것을 요구함으로써 협상이
무산됐다"며 "다른 인수자가 나서지 않는 한 포커사는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포커사 인수를 추진해 온 삼성항공측은 "네덜란드정부로부터
아무런 의견도 공식통보받지 못했다"며 "협상 자체가 결렬된 것은 아니다"고
이를 부인했다.

삼성항공 관계자는 "국내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공동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 오고 있는데 갑자기 협상결렬을 발표한 저의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항공은 29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네덜란드측의 발표진의를
확인하는 한편 네덜란드측에 일단 청산절차를 늦추도록 요청키로 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네덜란드측이 답보상태에 빠진 인수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압박카드를 내민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포커사는 지난 3월 파산된 이후에도 계약잔여물량을 계속 생산해 왔으나
최근엔 이마저 바닥난데다 하청업체들의 잇단 이탈움직임으로 더 이상
정상적인 가동이 불가능해진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