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 '수출 한국호에 힘찬 고동 울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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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축제"
33회째를 맞은 올해 무역의 날의 분위기는 아마도 이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온 국민이 "수출 1,000억달러 돌파"를 축하하며 맞았던 작년 무역의 날과는
판이한 분위기다.
올 10월말 현재 수출증가율은 4.6%.
지난 92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게다가 무역적자 규모는 2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외채규모는 1,000억
달러를 넘어선지 오래니 축하할 분위기가 아닌게 당연하다.
그러나 마냥 우울한 분위기에 눌려 있을 수는 없다.
올해의 부진을 2보 전진을 위한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아 재도약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 수출업계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다시 뛸 수 있는 저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지난날을 돌이켜봐도 한국의 수출산업은 숱한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국민과 기업, 정부가 슬기롭게 역경을 헤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수출산업의 싹이 채 트기도 전인 50년대에는 전화가 휩쓸고 갔고 60년대
초반에는 "4.19"와 "5.16"으로 극심한 정치 사회적 혼란을 견뎌내야 했다.
70년대에는 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로 국가경제 전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빠진 적도 있었고 80년대부터는 보호무역주의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의 수출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 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출산업은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수출업계가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그리고 이 문제점의 해답을 찾는 것이 최근의 수출위기를 극복하는 키워드
이기도 할 것이다.
첫째 문제점은 한국이 양적인 면에서는 세계 12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그에 걸맞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례로 지난해 갤럽의 국제설문조사에서는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이 중국
제품보다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한마디로 한국의 수출산업이 가격경쟁력 우위에만 지나치게 의존해온
대가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요즘에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인해 가격경쟁력 우위마저도 잃어
가고 있는게 한국 수출의 현주소다.
그러면 이같은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 해답은 하루속히 "경쟁력의 새로운 원천"을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과 문화"여야 한다.
다시말해 이제부터는 가격경쟁력보다는 기술이 농축되고 문화가 담긴
상품을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으로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문제점은 무역의 불균형 성장이다.
우리의 수출은 60년대의 섬유 신발산업, 70년대의 가전산업, 80년대의
조선 철강산업, 90년대의 반도체 자동차산업 등 소수의 전략산업에 집중적
으로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같은 수출산업구조는 해당품목의 세계시장이 호황일 때는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무역수지를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산업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균형있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수출산업이 안고 있는 세번째 문제점은 "무역 인프라"의 취약성이다.
무역에서의 인프라라고 하면 무역인력 무역정보화 무역전시장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의 무역인력 전문양성기관은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국제무역연수원
이 고작이다.
대학에서 해마다 수천명의 무역인력이 배출된다고 하지만 실무에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
무역전시장도 한국종합전시장외에는 국제적인 규모를 갖춘 전시장이 없다.
때문에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수출업체들은
전시장 확보에 애를 태우는 실정이다.
무역자동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KTNet(한국무역정보통신)를 통해 통관부문의
무역자동화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금융 및 물류부문의 EDI사업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으며 각 EDI간의 연계
또한 요원하기만 하다.
이래서는 전세계적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광속거래" 시대에 적응할 도리가
없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의 해결과 함께 한국 수출업계에 던져지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다름아닌 "다시 뛰자"라는 재도약의 의지다.
이것이 없이는 그 어떤 노력도 소용이 없다.
"우리의 숙원이던 억대수출 달성을 보게 됨에 즈음하여 수출증대라는
"국가지상의 과제"를 이룩하기 위해 제1선에서 노력한..."
무역의 날(당시는 수출의 날)이 처음 제정됐던 64년 12월5일 박정희대통령
의 치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수출증대를 국가지상의 과제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형으로 끝난게 아니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수출의 경제성장기여도는 80년대 33%대에서 90년대 들어와서는 68.3%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이 여전히 우리의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33회 무역의 날을 맞은 오늘, 한국의 무역업계가 다시한번 수출증대라는
국가지상의 과제를 위해 의욕을 추스려야 할 때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
33회째를 맞은 올해 무역의 날의 분위기는 아마도 이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온 국민이 "수출 1,000억달러 돌파"를 축하하며 맞았던 작년 무역의 날과는
판이한 분위기다.
올 10월말 현재 수출증가율은 4.6%.
지난 92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게다가 무역적자 규모는 2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외채규모는 1,000억
달러를 넘어선지 오래니 축하할 분위기가 아닌게 당연하다.
그러나 마냥 우울한 분위기에 눌려 있을 수는 없다.
올해의 부진을 2보 전진을 위한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아 재도약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 수출업계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다시 뛸 수 있는 저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지난날을 돌이켜봐도 한국의 수출산업은 숱한 위기를 맞았지만 그때마다
국민과 기업, 정부가 슬기롭게 역경을 헤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수출산업의 싹이 채 트기도 전인 50년대에는 전화가 휩쓸고 갔고 60년대
초반에는 "4.19"와 "5.16"으로 극심한 정치 사회적 혼란을 견뎌내야 했다.
70년대에는 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로 국가경제 전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빠진 적도 있었고 80년대부터는 보호무역주의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의 수출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이같은 양적 질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출산업은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수출업계가 직시해야 할 현실이다.
그리고 이 문제점의 해답을 찾는 것이 최근의 수출위기를 극복하는 키워드
이기도 할 것이다.
첫째 문제점은 한국이 양적인 면에서는 세계 12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했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그에 걸맞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례로 지난해 갤럽의 국제설문조사에서는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이 중국
제품보다도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한마디로 한국의 수출산업이 가격경쟁력 우위에만 지나치게 의존해온
대가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요즘에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인해 가격경쟁력 우위마저도 잃어
가고 있는게 한국 수출의 현주소다.
그러면 이같은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 해답은 하루속히 "경쟁력의 새로운 원천"을 확보하는 길 밖에 없다.
그리고 그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과 문화"여야 한다.
다시말해 이제부터는 가격경쟁력보다는 기술이 농축되고 문화가 담긴
상품을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으로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문제점은 무역의 불균형 성장이다.
우리의 수출은 60년대의 섬유 신발산업, 70년대의 가전산업, 80년대의
조선 철강산업, 90년대의 반도체 자동차산업 등 소수의 전략산업에 집중적
으로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같은 수출산업구조는 해당품목의 세계시장이 호황일 때는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무역수지를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산업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균형있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수출산업이 안고 있는 세번째 문제점은 "무역 인프라"의 취약성이다.
무역에서의 인프라라고 하면 무역인력 무역정보화 무역전시장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의 무역인력 전문양성기관은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국제무역연수원
이 고작이다.
대학에서 해마다 수천명의 무역인력이 배출된다고 하지만 실무에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
무역전시장도 한국종합전시장외에는 국제적인 규모를 갖춘 전시장이 없다.
때문에 세계 12위의 무역대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수출업체들은
전시장 확보에 애를 태우는 실정이다.
무역자동화와 관련해서는 현재 KTNet(한국무역정보통신)를 통해 통관부문의
무역자동화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금융 및 물류부문의 EDI사업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으며 각 EDI간의 연계
또한 요원하기만 하다.
이래서는 전세계적으로 급진전되고 있는 "광속거래" 시대에 적응할 도리가
없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의 해결과 함께 한국 수출업계에 던져지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다름아닌 "다시 뛰자"라는 재도약의 의지다.
이것이 없이는 그 어떤 노력도 소용이 없다.
"우리의 숙원이던 억대수출 달성을 보게 됨에 즈음하여 수출증대라는
"국가지상의 과제"를 이룩하기 위해 제1선에서 노력한..."
무역의 날(당시는 수출의 날)이 처음 제정됐던 64년 12월5일 박정희대통령
의 치사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수출증대를 국가지상의 과제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형으로 끝난게 아니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수출의 경제성장기여도는 80년대 33%대에서 90년대 들어와서는 68.3%를
나타내고 있다.
수출이 여전히 우리의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33회 무역의 날을 맞은 오늘, 한국의 무역업계가 다시한번 수출증대라는
국가지상의 과제를 위해 의욕을 추스려야 할 때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