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석유화학 수출은 물량으로는 지난해보다 약 18%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금액면에서는 전년수준인 57억6,000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량이 이처럼 큰폭으로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별로 늘어나지
않은 것은 유화제품의 국제가격이 작년보다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액비중이 큰 주력 수출품인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등
합성수지의 수출이 부진했다.

합성수지는 물량이 20%이상 늘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국제가격이 지난해의
70~80% 수준으로 떨어져 연말 "반짝 수출경기"가 온다해도 총 수출은
35억9,000만달러로 0.2%증가에 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합섬원료 수출은 작년보다 18%가 감소한 3억500만달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사 및 직물업계가 수출가하락에 따라 가동률을 낮추면서 원료수요가
줄어 로컬(수출용원자재)물량이 준 탓이다.

이렇게 최종제품가격이 떨어지자 유화업계는 가공하지 않은 중간재
수출을 늘리는 등 수출확대에 진력했다.

이에따라 올해 중간재 수출은 전년보다 29% 늘어난 6억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타이어원료로 주로 쓰이는 합성고무는 현대석유화학의 신규참여에
따른 물량 증가로 전년보다 24.6% 늘어난 1억9,2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는 올 수출이 부진한 것은 국내요인이 아니라 국제가격의 하락에 따른
것이라고 자위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수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가
아닐까하며 우려하고 있다.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이 자체 공급능력을 확대하면서 수출
대상지역이 좁아지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내년도에는 1.4분기의 경우 수출이 금년 수준에 머물 것이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이 예상되는 2.4분기 이후에는 유화 수출도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성수지가 금년보다 6.8% 증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6.7% 늘어난
61억4,500만달러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김완문상무는 "아시아 국가들이 범용제품에 앞다퉈
신규참여하고 있는 만큼 국내업계는 고부가가치 특화제품 등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제가격 변동에 상관없이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는
새로운 판을 짜야한다는 설명이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