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섬유 수출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작된 중국 특수의 추락으로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섬유류 수출은 모두 133억3,600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감소했다.

섬유류 수출이 줄어들기는 지난 90년 3.1% 감소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의류제품이 39억9,2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13.6%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는 의류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경우
국내 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바이어들이 거래선을 중국을 비롯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지역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섬유원료 및 원사는 16억7,800만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3.8% 감소했고
직물만 76억6,600만달러로 1.9% 증가했다.

섬유수출 경기 하락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특수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한국 섬유수출 물량의 40%이상을 소화하는 거대시장이다.

지난 94년 섬유수출이 8.8% 증가하는 등 호황을 보인 것도 중국수요의
증가에 따른 것이었다.

94년 중국 시장이 활황을 보이자 화섬업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이
이뤄졌다.

그러던 것이 작년 하반기 이후 중국특수가 사라지자 설비증설량이
고스란히 공급증가로 이어졌다.

수출업체들은 마땅한 수출선을 확보하지 못하자 물량 퍼내기식의 덤핑
수출을 함으로써 채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반기 들어 중국이 섬유경기 부양을 위해 약 6,000억원의 지원자금을
방출하면서 폴리에스터 칩가격이 600달러에서 900달러대로 오르는 등 경기가
반짝 살아나는듯 했으나 최근 다시 700달러대로 하락했다.

한편 섬유류 수입은 전체적으로 39억2,300만달러를 기록,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이중 섬유제품의 경우 13억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4%나
늘어 전반적인 경기하락에도 불구하고 외제의류에 대한 선호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섬유원료 및 원사와 직물 수입은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각각
12억9,200만달러와 13억2,700만달러를 기록, 6.1%와 8.2% 줄어들었다.

내년에도 섬유산업이 살아날 특별한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섬유는 대표적으로 경기를 많이 타는 산업인데 내년에 경기가 좋아진다는
뚜렷한 전망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업계 전반이 동유럽
중남미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차별화제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