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을 공략하라"

부진의 늪에 빠진 한국수출의 활로로 신흥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아시아와 동유럽 중남미 등에 산재한 신흥시장은 천연자원과 인구 면에서
막대한 성장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품질이나 가격면에서 선진국과 후발개도국의 중간에 있는
한국기업들로서는 신흥시장의 소비자들이야 말로 가장 큰 수요계층이 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 1-10월의 수출실적에서도 성숙시장인 선진국 수출은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한 반면 아세안 중남미 등 신흥시장 수출은 20%
안팎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흥시장공략에는 많은 위험부담도 따르는 것 또한 사실이다.

동남아와 중남미 서남아 동유럽의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브라질 주재
무역관장으로부터 신흥시장의 동향과 거래시 유의사항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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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근 < 상파울루 무역관장 > ]

브라질은 중남미 GDP의 약40%를 생산하는 최대의 공업국가일 뿐만아니라
남미공동시장(MERCOSUR) 전체인구 2억의 약75%인 1억5,000만명 인구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보유한 국가이다.

이러한 브라질시장은 94년6월까지는 자국산업의 보호라는 정책차원에서
외국기업들의 진출이 여의치 않았지만 95년7월1일부터 본격적인 시장개방을
추진함에따라 외국상품의 브라질시장에 대한 진출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들어 수입상품에 의한 자국산 업체의 피해증가로 인한 브라질정부의
일시적인 수입억제책으로 말미암아 96년 상반기 우리나라상품의 브라질시장
수출증가율이 감소하였지만 이 역시 자국산업의 피해증가와 실업자의 급증에
따른 반사적이면서도 일시적인 조치로 예상되고 있어 금년 하반기 내지
97년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 상품의 대 브라질시장진출도 지금까지의 신흥시장진출
차원에서 한단계 뛰어넘는 거대시장진출차원에서 새로운 시장공략방안을
수립, 대응해 나가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우선 첫째 지금까지의 각종 소비재위주의 완성품 수출패턴에서 벗어나
브라질정부의 산업정책, 특히 외국자본의 투자유치정책에 부응하는 현지
생산체제를 통한 남미공동시장 회원국진출에 초점을 맞추어야할 것이다.

둘째로는 우리나라의 대브라질시장 주종수출상품인 섬유원단 자동차
가전제품 타이어및 컴퓨터 주변기기외에도 수출품목의 다양화를 기해야
하며, 특히 중간재및 자본재의 수출확대전략을 마련하여야 할것이다.

지금까지의 주종수출품목인 섬유원단의 경우도 선진국 대체시장이라는
인식을 불식함으로써 불량품을 공급하는 사례가 없어야 하며 현지의
패션변화에도 민감하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나 가전제품및 컴퓨터주변기기 역시 AS체제의 완비와 함께 각종
전시회에의 참가나 매스컴을 통한 판촉활동이 강화되어야 하며, 타이어도
물량의 안정적인 공급에 유의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수출주변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의 현지판매 촉진을 위한 홍보활동은 미약하기
그지 없었다.

특히 우리나라와 브라질간의 지리적인 장벽등에서 비롯된 브라질시장
소비자들의 우리나라 기업과 상품에 대한 인식부족의 한계를 타파하기
위한 우리나라 기업및 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활동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만큼 홍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같이 앞으로 보다 효과적인 시장진출및 확대전략을 구사한다면 95년을
기준으로할때 브라질 총수입 496억달러중 약3%인 우리나라 상품의 대 브라질
시장에 대한 시장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