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전문의들이 병원에서 X선이나 컴퓨터단층촬영 자기공명진단
등의 필름을 찾는데 소모하는 시간을 모두 합하면 1년에 2주일이나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요? 종합병원에 가면 수련의들의 반이상은 필름을 찾아다니거나
찾아 들고 다니고 있어요"

PACS(의료영상전송시스템)에 대한 최사장의 애착은 대단하다.

특히 엔지니어 뿐아니라 전문의들에게도 효율적 진료에 필수적이라고
그는 단언한다.

"웬만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1년에 60만번 이상 촬영이 있고 그에 따르는
필름값과 부대비용만 연간 10억여원에 이른다는 건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PACS를 초고속정보통신망과 연계시켜 원격진료가 가능한 건 물론이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면 무궁무진한 임상정보의 보고가 되는 거죠"

그가 영상정보에 집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강경대군 사건때 컴퓨터단층촬영만으로 사망원인을 "심장파열"로
진단해낸 장본인.

당시 유족들과의 관계 등으로 부검이 곤란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는
빛났다.

또 본대로 밝혀버린 그의 고지식함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덕분에 그가 교수직을 그만둘 때 주변에서 신분보장이 안된다며
만류하던 이가 많았다는 것은 웃지 못할 이야기.

스스로를 위험선호자로 분류하지만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하다.

그러나 치밀하고 세심해 부하직원보다 업무를 더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게 주위의 귀띔.

취미는 골프.

이화여대 의대를 나와 소아과를 개업중인 부인과 2녀를 두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