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예술 그리고 과학"

우리는 흔히 음식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을 요리사라 한다.

전문적이란 형용사가 붙긴하지만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전문인이라
부르기엔 웬지 거부감을 느끼던 그런 직업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요리사라는 직업은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외식산업규모가 커지고 일반인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통계치는 아니지만 최근 미국 직업전문가들이 꼽은 100대 전문직업중
요리사가 수위를 차지했다 하니 그 인기가 전세계적인 추세임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수입이 안정되고 직업의 안정성도 보장된다.

"요리사의 수입은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다"는 말이 나돌정도.

한 조사기관은 국내 직업중 12번째 고소득 직업이라는 조사결과도 내놓고
있다.

요리사는 근무형태에 따라 전속요리사 출장요리사로 나뉜다.

음식형태에 따라서는 한식 양식 일식 중식요리사로 분류된다.

복어 음식요리사도 자격시험의 한 분야로 독립되어 있으나 통상
일식요리사에 포함된다.

한식요리사는 "섬세한 감각과 손맛"이 필요한 직업이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남북의 기후와 지형이 다양해 향토음식의
종류가 많기 때문.

또 다른 나라 음식에 비해 정성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것도 특징.

음식과 약은 같은 원리에서 출발한다는 "약식동원"(약식동원)개념으로
재료 하나 하나의 약리작용을 따져 배합함으로써 영양의 상승효과를 노린다.

양식요리사는 "소스전문"이어야 한다.

고대로마에서 유래한 서양요리는 각기 개성있는 맛을 창조하는 것을
최고가치로 여기고 있다.

서양소스는 비교적 과학적으로 연구돼 있어 매뉴얼만 갖추면 혼자서도
어느정도 공부할 수 있다.

중국요리사는 체력이 으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요리는 1분1초를 다투는 경우가 많아 조금만 늦어도 음식의 제맛을
내기 힘들다.

일식요리사는 역시 "칼질"을 잘해야 한다.

속이 비칠듯 말듯 저며놓은 회는 맛을 돋구는데 그만이다.

요리사의 세계는 철저한 프로의 세계다.

"조리사의 월급은 사장이 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준다"는 말이 있듯
고객의 인정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

호텔신라의 임성빈주방장은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요리사에겐 예술과 창조, 과학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이 단계에 들어서면 비로소 조리사라는 명칭이 붙는다.

현직 조리사들이 꼽는 조리사의 필수적인 조건으로는 7S가 있다.

Stamina (활력) Service (봉사) Sincerity (성실) Speed (신속성)
Saving (절약) Study (공부) Smile (미소)이 그것이다

<박수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