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세 신탁 배당률이 연16%대에 진입하는 기록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연16.02%를 마크한 것을 비롯 장기신용은행이 연15.99%, 조흥
(15.80%) 한미(15.77%)은행 등도 16%선에 육박해 있다.

비과세 신탁 배당률 16%는 금융기관 상품중 최고 수익률이다.

실세 금리보다 3% 이상 높은 만큼 어떻게 자금을 굴려 이같은 수익율을
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마디로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내기란 불가능하다.

금융가에서는 배당률을 높이기 위해 "상당한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매매하면서 수익률을 조작하든가 <>다른 상품의
수익율을 낮추고 여유분으로 비과세쪽의 수익률를 끌어올린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직 당국의 이렇다할 개입은 없지만 은행들의 이같은 자산운용이 시비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이를테면 은행들은 100억원어치의 연 14%짜리 CP를 매입하면서 40억원은
20%의 금리로 만들어 비과세에 편입하고 나머지 60억원은 연 12%로 만들어
다른 상품에 편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계금전 신탁 등 다른 상품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등 주름살이 생기고 있다.

기존 고객의 주머니를 털어 새손님을 만족시키는 이상한 서비스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만일 이같은 "수익률 만들기"가 사실이라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지난 2~3년동안 실세금리가 최고 연13.5%선 이하였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연14%를 만들기도 힘들다고 지적한다.

은행계정이나 다른 신탁계정에 편입돼 있던 수익률이 높은 채권을 "비과세"
로 갈아끼우는 방법도 그래서 한계가 있다.

결국 은행들은 비과세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금운용을 초 단기로
가져왔을 것이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금 운용을 초 단기로 가져가면서 수익률이 급등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우려할 일이다.

예를 들어 농협은 11월20일까지 연14.86%이던 수익률이 30일엔 연14.53%로
급락했고 평화은행은 같은 기간 15.01%이던 수익률을 15.53%로 끌어올렸다.

자금 규모가 아직은 작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정상적인 수익률 흐름은
아니다.

연16%는 물론 놀라운 성과지만 파탄이 예비되어 있는 "위험한 파티"일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