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 시사저널의 "청와대, 대북 밀가루 5천톤 제공" 제하의 기사와
관련, 검찰이 시사저널 경제부 이교관 기자(31)에 대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지법 민사 65단독 홍기종 판사는 2일 결정문에서 "이기자의 보도
내용이 진실하다거나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입증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 "그러나 그 내용이 대북식량지원문제라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악의로 진실에 반하는 내용을 보도했다고 보여지지
아니한다"고 말했다.

홍판사는 "피의자가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고 그것이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언론출판의 자유를 수행하는
언론기관의 보도로서 공공의 진지한 관심이 있는 내용이라면 그것은 곧
공공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면서 "기사내용이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했다 하더라도 보도가 악의로 이뤄진 것이아니라면 보도행위를
처벌하는데 있어 공권력의 개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판사는 이어 "이기자가 주거가 일정하고 보충 취재차 중국으로
출국한뒤 최근 자진 귀국한 점등에 비춰 신분상 도주할 우려가 없고
검찰측이 이미 확보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검찰은 1일 오후 긴급 구속했던 이기자를 이날밤 석방했다.

검찰은 앞서 이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