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 노사가 함께 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국경없는 무한경쟁
시대에 우리 기업이 살고 나아가 근로자가 살도록 한다는 방침아래 중대
결단을 내렸다. 지금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언젠가는 좋은 평가받을 것으로
믿는다"

진념 노동부장관은 3일 오전 노사관계개혁추진위원회(노개추) 본회의를
마친뒤 노동부기자실에 들러 정부의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갖는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다음은 진장관과의 일문일답.

-노동법 개정안 작성의 기본방향은 무엇이었나.

<>국가발전과 국민전체의 이익을 도모하면서 보편적인 국제기준과 관행,
우리의 특수한 현실 등을 감안했다.

노사관계개혁위원회(노개위) 합의내용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수정.보완이
필요한 사항만 제한적으로 조정했다.

-정부의 시각이 막판에 경영계쪽으로 치우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정부안이 경영계에 치우쳤다거나 노동계에 치우쳤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국경없는 경쟁시대엔 노사관계가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큰 변수로 작용
한다.

이 땅에 합리적인 노사관계가 정착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은 계속 해외로
빠져 나가게 된다.

반면 외국기업은 우리나라에 투자하길 꺼릴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노동법 개정안은 우리 노동시장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수준의 유연성을 부여하면서 한국적인 현실을 감안해 만든 것이다.

-관계부처간 협의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쟁의행위기간중의 대체근로를 사내는 물론 외부까지 확대하자는 주장이
막판에 강하게 제기됐다.

선진국에서는 모두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만 불허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받아들일수 없는 요구였다.

사외 대체근로를 허용할 경우 심각한 노노분쟁을 유발한다는 점을 들어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유니온샵 형태의 노조을 두고 있는 기업에 한해 사외근로자를 일시
채용하거나 대체토록 하자는 선에서 타협하게 됐다.

-정부의 개정안에 미흡한 점은 없다고 생각하는가.

<>최선이라고 생각하진 않으나 변화된 국내외 여건과 우리의 현실을 함께
감안한 차선책이라고 믿는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