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마르 코퍼(61) 도이체방크 은행장이 사임했다.

총자산 4천8백억달러(95년)로 일본의 합병은행을 빼면 세계최고의 자산을
가진 도이체방크 은행장의 갑작스런 사임인 만큼 세계 금융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임배경과 후임자의 정책방향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은행측은 임기가 내년 5월인 코퍼행장이 지난달 30일 사임을 발표했음에도
아직 사임이유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해임"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의 자산운용팀 펀드매니저가 위조증권을 사용하는등의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물었을 것이란 추측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자의적으로 물러났다는게 중론이다.

코퍼행장이 임원으로 20년동안 충분히 일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
은행의 확대이사회의장인 빌헬름 크리스티앙스가 75세가 되는 내년 정년을
맞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자리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새 행장은 투자부문담당임원 롤프 어니스트 브로이어(58)가 내정됐다.

은행산업 대변혁의 시기에 은행을 21세기로 이끄는 책임을 진 것이다.

경제분석가들은 새 행장이 전임행장의 노선을 따를 것인 만큼 별다른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분야를 지속적으로 강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신임행장이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점을 들어 주주들에
더욱 관심을 기울일 것이란 기대도 높은 편이다.

이를 반영, 증권시장에서는 이미 도이체방크의 주식이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지난해말 현재 지점수는 2천4백94개, 직원은 7만4천1백19명
이며 14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