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퓨타(대표 안문학)가 개발한 "감퓨타"는 2벌식 키보드에 비해 한글
타자를 최고 10배까지 빨리 칠 수 있는 타자속기용 키보드이다.

IBM PC(개인용컴퓨터)기종과 100% 호환되는 감퓨타를 문서작업이 많은
사무실에 배치하면 작업 인력을 최소한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타자 초보라도 감퓨타 연습프로그램으로 1주일정도 연습하면 분당 한글을
200~300타정도 칠 수 있고 3개월이면 분당 1,000타를 넘기는 것은 식은죽
먹기라는게 안사장의 설명이다.

감퓨타를 이용한 컴퓨터 속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면 처음 대하는
문서라도 분당 수천타까지도 입력할 수 있다고 한다.

2벌식 키보드로 고도로 숙련된 타자수가 분당 500타정도를 쳐내는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속도다.

실제로 "감퓨타"는 지난 8월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분필없는 교실"
심포지엄에서도 강사의 말을 단 한자도 빼놓지 않고 현장에서 그대로 받아쳐
참가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를 계기로 전국 60여개 상업학교에서 속기용교재로 쓰이게 됐으며
법원의 속기용기기로도 공식채택됐다.

감퓨타가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비결은 초.중.종성을 한꺼번에 입력할
수 있는데 있다.

예를들어 "감"자를 입력할때 2벌식 키보드라면 "ㄱ"과 "ㅏ" "ㅁ"을 각각
쳐야 한다.

3번 쳐서 한 글자를 입력하는 셈이다.

감퓨타라면 왼손으로 "ㄱ"과 "ㅏ"를, 오른손으로 "ㅁ"을 각각 누른 다음
동시에 떼면 "감"자가 입력된다.

한 글자를 한번에 쳐내는 것이다.

단순하게 비교해도 이처럼 2벌식보다 3배나 빠르다.

여기에 자주 쓰이는 말을 약어로 등록할 수 있는 약어기능까지 더하면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예를들어 "습니다."를 입력하려면 2벌식 키보로는 총 8번을 쳐야 한다.

그러나 감퓨타의 경우 "ㅅ"과 "ㄴ"을 동시에 누르는 것을 "습니다."로
정해놓으면 단 한번에 입력할 수 있다.

8배 차이다.

또 감퓨타는 초성에 들어가는 "ㅇ"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ㅏ"만 누르면 "아"자가 입력된다.

이밖에도 자동 띄어쓰기와 자동줄바뀜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입력 속도를
늘려준다.

한편 일반 키보드는 두드릴 때 입력이 되지만 감퓨타는 자판을 눌렀다
뗄때 글자가 입력된다.

이 때문에 키보드를 세게 치지 않아도 돼 오랜시간 일해도 손목과 어깨
등이 훨씬 덜 아프다.

따라서 장시간 일할 수록 2벌식 키보드와 감퓨타의 속도차이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5년에 걸쳐 15억원의 연구비를 투자, 감퓨타를 개발한 안사장(39)은
수필속기와 기계속기 전문가 출신이다.

한글을 빨리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골몰해온 그는 지난 89년
속기용 키보드 개발에 뛰어들어 2번에 걸친 실패끝에 감퓨타를 탄생시켰다.

"감퓨타가 모든 키보드를 대체할 것"으로 자신하는 그는 "감퓨타 키보드를
채택한 노트북 컴퓨터를 내놓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042-254-8181)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