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의 대출 사기를 조심하라"

최근 운영난을 겪는 일부 개업 의사들이 금융기관간의 대출세일 경쟁을
악용, 은행 보험 신용금고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중복해 거액을 신용대출
받은뒤 외국으로 달아나거나 잠적하는 사기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금융기관들
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서울 개봉동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홍한표씨(39)가 은행 보험 신용금고
등 50여개 금융기관에서 모두 20억원을 완전 무담보로 빌린뒤 잠적해 버린게
대표적인 케이스.

홍씨는 미리 가족을 도피시킨뒤 한달치 대출원리금을 미리 입금해 놓는 등
치밀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사 관계자는 "의사면허증 하나 보고 빌려준 신용대출이라 받을 있는
길이 막막하다"고 밝히고 최근들어 이같은 고소득 전문직종의 대출사기가
잦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들은 그러나 이같은 중복신용대출의 경우 어느 금융기관에서 얼마를
빌려는지 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속을 썩이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3,000만원이상의 대출액에 대해서만 신용정보망을 가동하고
있으나 그나마 비용 때문에 이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