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속에서도 거래는 늘고 있다.

대개 주가가 떨어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돼 거래도 줄어든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상현상"이 아닐수 없다.

주가가 연중최저치를 경신한 4일에도 거래량은 2,772만주에 달해 치열한
매매공방전을 펼쳤다.

이날 대량거래의 큰줄기는 삼미그룹및 금융주로 대표되는 저가대형주와
단기급등한 개별재료주에서 찾을수 있다.

법정관리 부인공시에도 불구하고 삼미특수강이 150만주가 넘는 대량매매로
거래량 1위를 기록했다.

이를 비롯해 삼미그룹 4개종목의 거래량이 200만주에 육박해 시장전체의
7%수준에 달하는 거래집중도를 나타냈다.

은행 증권주를 포함한 금융주들도 이날 600만주가량의 대량거래로 거래비중
2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일의 16.4%와 3일의 18.0%에 이어 더욱 급증한 수준이다.

특히 액면가가 무너진 상업은행 등 3개 은행주가 거래량 2~4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 큰폭으로 오른 개별재료주들에도 폭발적인 거래가 이뤄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평소 수만주의 거래에 그쳤던 대동이 20만주이상 손바뀌었고 한일약품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새한전자나 대림통산 한일이화도 거래가 크게 늘었고 한국티타늄 한국철강
등도 연일 대량거래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저가대형주에 대해선 일단 "바닥"에 대한 시각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세력과 충분히 내렸다고 여기는 투자자들이 맞물려
대량거래를 일으켰다"(이충식 동원경제연구소 증권경제실장)는 얘기다.

반면 개별재료주들의 대량거래에 대해선 단기상승후에 일어난 현상이란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손희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