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뉴면"은 새로운 개념으로 라면시장에 승부를 걸어 히트한 대표적인
아이디어식품이다.

히트의 발단은 소비자 불만조사.

빙그레는 소비자들이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기존의 라면에 대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가를 조사했다.

불만은 세가지로 나타났다.

"느끼하고 더부룩한 맛" "영양부족" "사용원료의 신뢰성"이었다.

빙그레는 새로 나올 라면의 기본 개념을 소비자의 불만을 없애주는 "문제
해결" 라면으로 잡았다.

라면이름도 이제까지의 제품과는 다른 차원의 라면이라는 뜻에서 "뉴면"
이라고 붙였다.

우선 "더부룩한 맛"을 없애기 위해 발효조미료(MSG)를 넣지 않았다.

대신 천연양념으로만 맛을 냈다.

다음은 "영양부족" 문제.

라면은 주식으로 삼기에는 아무래도 한끼식사가 안되는것 같고 단순한
간식치고는 적지 않은 양이다.

빙그레는 면발을 개선했다.

국내 최초로 영양을 대폭 강화한 밀가루를 사용한 것.

라이신 철분 비타민을 첨가했고 오래 끓여도 불지 않고 쫄깃한 맛을 내도록
면을 개선했다.

라면의 매운 맛은 고추맛이다.

뉴면은 100% 국내산 고추를 사용했다.

충북음성의 청결고춧가루를 사용하고 이 사실을 광고판촉의 주요한 포인트
를 삼아 원재료의 투명성을 실현했다.

빙그레는 제품개발을 완료하고 관능테스트를 거쳤다.

조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5점 만점에 3.87점이 나왔다.

이제까지의 선례를 보면 3.5점 이상이면 히트상품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돼 왔다.

빙그레는 "뉴면"이 제품자체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작업에 들어갔다.

마케팅의 초점은 새로운 개념의 제품인 만큼 우선은 소비자들이 먹어보게
하자는 것.

소비자들이 선택한 다음 재구매를 유도하자는 전략이다.

경쟁라면회사들에 비해 유통망과 영업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직접 소비자들
의 선택을 기다리겠다는 의미도 들어 있었다.

이에따라 2개들이 맛뵈기 샘플 10만개를 제조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시식행사도 병행했다.

시장판촉이 맛이라는 감각에 포인트를 두었다면 광고는 소비자들의 이성적
인 판단에 호소했다.

뉴면은 면발개선, 천연양념, 국산고추의 사용으로 원가가 상승해 소비자
권장가격을 500원으로 정해 시장에 내놓았다.

라면으로는 다소 비싼 가격이다.

뉴면은 가격저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처음 시장에 선보인 이래
10개월만에 무려 3,000만개가 팔려 나갔다.

빙그레는 올해말까지 당초 판매목표인 12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