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에 단맛을 내는 감미료인 스테비오사이드의 유무해 논쟁이 일단
"당분간 사용금지"로 일단락됐다.

스테비오사이드의 유무해 논쟁은 올 정기국회들어 박명환의원(신한국당)이
끈질기게 물고늘어짐으로써 국민적 관심사로 등장했었다.

"혼자서 외로운 투쟁"을 해온 박의원은 일부 소주업체 고위관계자들의
요구에 따라 그들과 몇차례 면담도 가졌고 "확실하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혼자서 문제를 삼을 것 있느냐"는 "회유"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박의원은 그러나 재경위에서 업계사람들과 만난 사실을 털어놓으면서까지
"국민전체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인데 무해한 것으로 학실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부측은 일부업체가 스테비오사이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려
했을때 "왜 그같은 입장을 밝히느냐"고 압력을 행사해 국회에서 심한 질책을
받기도 했다.

국민건강을 담보로 하는 막중한 보건행정에 임하는 정부관리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보여주는 사례가 4일 오후 재경위에서 재연됐다.

한승수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이상수의원(국민회의) 등의 추궁에
"보건복지부에서 무해하다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더 이상 문제삼을 것이
없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그러자 이의원이 보건복지부가 보내온 공문전문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그 공문은 "스테비오사이드가 알콜에 첨가될 경우 유무해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며 "소주에 첨가물로 허용할지 여부는 재경원이 판단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공문내용을 모르고 있었던 한부총리의 당혹감은 극에 달했고 여러
의원들의 "이래서야..."하는 한숨이 뒤엉켰다.

한부총리는 직원들의 보고만 받아 그렇게 됐다며 거듭 사과한뒤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피력, 사태는 일단락됐다.

국민의 혈세를 거둬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는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 박정호 정치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6일자).